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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 늘린 롯데지주, 적자에도 곳간 사이즈 확대

장기차입·신종자본증권 발행 현금 유입, 이자부담은 과제

변세영 기자  2024-09-19 15:35:59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롯데지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순손실을 지속했지만 현금성 자산은 도리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및 장기차입을 확대하며 곳간을 채운 덕이다. 다만 차입확대는 곧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장기적으로 현금흐름에 악순환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별도기준 롯데지주의 2024년 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11억원에서 상반기 말 1672억원으로 증가했다. 반기만에 1460억원 늘어났다. 다만 이는 영업 호조에 기인한 것은 아니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577억원을 기록한 후 올해 상반기에도 656억원 순손실을 냈다. 올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았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5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835억원) 대비 순유출 폭이 크게 줄었다. 반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908억원을 나타냈다. 전년(521억원)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현금 유출보다 현금 유입이 많아진 데 따른 것이다.

올 상반기 재무활동으로 인한 롯데지주의 현금유입액은 3조2106억원으로 전년(2조7687억원)대비 4420억원 늘어났다. 장기차입금 3000억원, 2000억원가량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현금 유입액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신종발행증권을 눈여겨 볼 만하다. 1-1회(500억원), 1-2회(1500억원) 두 번에 걸쳐 진행됐다. 롯데지주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건 역대 처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계상돼 회계상 자본 확충 효과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자’다. 롯데지주 신종자본증권의 표면이자율은 1-1회 5.598%, 1-2회는 5.710%로 높은 편이다. 이에 더해 1회차는 1년 6개월 이후부터, 2회차는 2년 이후부터 스텝업 조건에 따라 1.5%에서 최대 3.5%까지 이자 부담이 추가로 가중될 수 있다.

2024년 상반기 별도기준 롯데지주 매출액은 2317억원, 영업이익은 1341억원으로 전년대비 9.4%, 2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6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순손실이 적자로 돌아선 데는 이자비용 영향이 컸다. 올 상반기 롯데지주 금융원가는 1495억원으로 금융원가의 절반 이상은 이자비용이 차지했다. 이자비용만 887억원에 달했다. 롯데지주 이자비용은 2021년 504억원, 2022년 876억원, 2023년 1483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그룹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바이오사업과 일진 등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차입이 늘었고 이자비용이 증가했다"면서 "현금성자산 및 유동성 재원이 1조원에 달하는 만큼 감당하기 어려운 차입 수준은 아니며 계속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유지·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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