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 회장(
사진)이 일찌감치 3연임에 성공하면서 JB금융은 안정된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JB금융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전북은행장 시절을 포함해 CEO로 9년을 재직한 김한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장수 CEO 반열에 오르게 됐다.
앞서 JB금융 이사회가 내부 규범을 손질하면서 지배구조 안정을 담보할 수 있었다. 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 4개월 전에 승계 프로세스를 개시하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만전을 기했다. 또 회장이 재직 중 나이가 70세가 되더라도 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 향후 3년 내 불확실성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전현직 CEO 각각 '9년' 재직, 지배구조 안정 중시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김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지난달 23일 4인으로 구성된 숏리스트를 꾸렸고 지난 13일 PT 발표와 심층 면접을 통해 김 회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 회장은 3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받는다.
김 회장은 2019년 3월 JB금융 회장에 취임한 이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새로 부여받은 3년의 임기를 마치면 총 9년을 JB금융 회장으로 재직하게 된다. 역대 JB금융 회장 중 3연임에 성공한 건 김 회장이 최초 사례다.
김 회장에 앞서 김 전 회장이 9년간 CEO로 재직한 전례가 있다. 김 전 회장은 2010년 3월 JB금융의 모태인 전북은행의 행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전북은행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이끌었고 초대 회장이 됐다. 2016년 3월 회장 임기를 3년 연장했으나 이후에는 김 회장에게 배턴을 넘겼다. 김 전 회장도 JB금융과 전북은행의 CEO로 총 9년을 재직한 셈이다.
JB금융이 잇따라 장수 CEO를 배출하는 배경에는 지배구조 안정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가 자리한다. JB금융 최대주주 삼양사는 전북은행을 설립할 때부터 50여년 간 대주주 자리를 지켜올 정도로 변화에 신중을 기하는 곳이다. CEO 임기 만료가 도래할 때마다 정관계 외풍을 차단하는 역할도 해왔다. 체계적인 검증을 거쳐 선임한 CEO가 성공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으면 가급적 선장을 바꾸지 않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4개월 전 절차 개시, 70세 돼도 임기 보장 임추위가 내부 규범을 일부 손본 것도 지배구조 안정을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 JB금융 이사회는 내부 규범을 수정해 회장의 임기 만료 4개월 전에 CEO 승계 프로세스를 개시하기로 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인 김 회장의 임기를 고려하면 오는 11월 말에는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했다. 임추위는 이보다 1개월 가량 빠른 지난 10월 숏리스트를 꾸리며 속전속결로 승계 절차에 임했다.
JB금융은 일찌감치 회장 승계를 마무리하면서 계열사 CEO 및 임원 인사와 내년도 사업 계획 준비해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은행권에는 지주 회장 선임이 해를 넘기면서 계열사 CEO, 임원 인사가 뒤로 밀리고 결국 1분기 영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JB금융은 김 회장을 필두로 연내 전열을 정비할 시간적 여유를 확보했다.
지난해 일찌감치 '70세룰'을 유연하게 개정한 것도 지배구조 안정을 담보하는 한 수가 됐다. 당초 재직 중인 회장의 나이가 70세가 되면 이듬해 정기 주주총회에 임기를 마쳐야 했다. 이 규정이 유지되면 김 회장이 2년 간 추가로 재직하고 다시 회장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임 CEO의 경우 70세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임기 중 70세가 됐을 때는 잔여 임기를 보장하기로 하면서 향후 3년 간 리더십 관련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JB금융 관계자는 "임추위에서 승계 프로세스를 빠르게 개시해 지배구조를 안정시키려는 의지가 강했다"며 "임추위원들이 김기홍 회장의 리더십이 더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찬성하면서 연임이 결정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