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다수의 점포 유동화로 조 단위의 자금을 끌어오면서 인수금융 차입금을 상환했지만 재무부담은 여전히 남아있다. 연간 이자비용이 현금창출력을 웃도는 상황에서 5000억원 가까이 남아있는 인수금융 차입금은 오는 10월 말 만기를 앞두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배은 경영지원부문장(전무)의 과제도 이곳에 있다. 만기를 앞둔 차입금의 차환 작업을 무리 없이 진행하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인수금융에 대한 차입금 차환 합의을 마치고, 올 상반기 안으로 리파이낸싱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작업 진행했다. 2020년 이후부터 점포를 매각하고 세일앤리스백(매각후임대) 전략을 펼치며 현금을 대규모로 유입했다. 안산점, 대전둔산점, 대구점, 대전탄방점, 부산가야점, 동대전점, 연산점, 해운대점이 매각됐으며, 시화점과 울산점, 구미점이 세일리스백 대상에 올랐다.
이때 유입된 대금의 대부분은 인수자금 상환에 사용됐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2015년 인수금융은 4조3000억으로, 이 중 상당 부분이 상환됐지만 2023년 말 인수금융 차입금이 5270억원 정도 남아있다. 총차입금은 2023년 5월 5조3690억원을 기록했으며, 상환전우선주(9786억원)를 포함하면 6조3277억원을 나타냈다.
주목할 점은 인수금융 관련 차입금이 올 10월 만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현금창출력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2023년 2월 홈플러스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2210억원으로 이자·법인세 비용이 2444억원이다.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38억원이다.
현금성자산도 감소 추세다. 2020년 2월 510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은 그 다음해 7697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 2월 2466억원으로 줄었다. 2023년 2월에는 1080억원을 나타냈다.
CFO인 배 전무는 리파이낸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산 매각에 기대는 방법도 있지만, 점포를 팔면 영업 공백이 생겨 사업 경쟁력 약화로 수익성에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한 차환 준비를 마친 상황"이라며 "단기차입금 3000억원과 5000억원의 인수금융 등 차입금에 대한 차환을 합의했으며, 상반기 내 리파이낸싱 작업을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관련 차입금을 상환할 시 상환전환우선주(1조358억원)의 상환청구권과 임차보증금 유동화 관련 매도풋옵션(장기미지급금 4000억원)의 행사가 가능해진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의 현금유출이 발생하면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금융 차입금 리파이낸싱을 통해 상환전환우선주의 행사가능시기를 연장하고 임차보증금 유동화 관련 장기미지급금을 차환할 계획으로 알려진다"고 말했다.
배 전무는 CJ그룹에서 약 30년 동안 근무한 재무통이다. CJ그룹 지주사에서 재무 업무를 맡았을 뿐만 아니라 2013년 CJ푸드빌과 2017년 CJ올리브영에서 CFO를 역임했다. 2021년부터는 CJ 경영자문역을 수행했으며, 작년 3월 홈플러스로 이동하며 경영부문장직을 맡았다. 경영지원부문 산하에는 재무기획본부, 물류본부, 운영지원본부, IT본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