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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더블유씨피, 이사진 참여도 눈길…구성은 ‘아쉽’

지난해 매출 2022년보다 18% 증가…주주환원정책 부실

이채원 기자  2024-11-12 10:08:0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2차전지 기업 더블유씨피(WCP)는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비용 증가,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을 받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헝가리와 북미 등 해외 생산능력을 높이면서 경쟁력을 쌓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매출은 2022년 대비 18% 증가한 3050억원을 기록해 경영실적에서 무난한 성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사회 구성, 정보접근성 등에서 1점대를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월 개최’ 이사회 출석률 100%…경영성과 무난한 성적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더블유씨피는 255점 만점에 105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건 '참여도' 항목이다. 5점 만점에 3점을 받았다. 이사회가 매월 열리며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기타 위원회 회의가 다수 개최된 영향이다. 더블유씨피 이사회 내 위원회로는 경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내부거래위원회와 경영위원회는 사외이사 2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 ESG위원회는 사외이사 2인과 사내이사 2인으로 구성돼 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내부거래 투명성 및 윤리경영, 주주권익 보호 등에 대한 검토를 실시한다. ESG위원회는 경영의사결정에 ESG 관점을 넣어 지배구조를 정립한다.

이사회 구성원들 역시 성실하게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2인, 기타 비상무이사 1인의 출석률은 100%에 달했다. 사외이사들에 대한 교육 역시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경영성과 평점은 2.4점이다. 경영성과의 경우 6월 말 기준 KRX300을 구성하고 있는 기업 평균치와 비교했다. 극단적 수치 반영으로 평균이 왜곡 산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항목 상·하위 10% 종목은 제외하고 계산했다.

경영성과 부문의 평가 대상 항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다.

더블유씨피는 매출성장률,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에서 5점 만점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이 크게 성장하며 18.46%에 달하는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성장률의 시장 평균치는 4.7%다.

부채비율은 35.8%를 기록하며 시장 평균치(91.96%)보다 크게 낮았다. 부채비율은 73.57%를 하회하면 5점에 해당한다. 이자보상배율도 시장 평균치(9.72배)보다 크게 웃도는 26.27배를 기록해 5점을 받았다. 이자보상배율은 11.66배 이상이면 평가 만점에 해당한다.

◇구성·정보접근성·견제기능·평가개선프로세스 1점대 기록

구성과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는 모두 5점 만점에 1.7점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을 받아들였다. 사실상 이사회 구성이 적절하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더블유씨피의 이사회는 총 6명으로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최원근 대표이사가 맡으면서 관련 항목에서 1점을 부여받았다. 또 6명 중 절반이 사내이사로 이루어져 있는 점도 감점 요인이 됐다.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 등을 의결하고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독해야 하는 이사회가 독립성을 담보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는 이사회 활동 내역을 다트에 공시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1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구축하지 않았으며 주주환원정책 역시 부실하게 잡혀있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전무했다.

견제기능과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도 1.9점을 받았다. 견제기능항목에서는 내부거래위원회가 설치돼 있고 등기 이사 대비 미등기임원의 보수 비율이 30% 미만이라는 점에서 5점을 받았다. 더블유씨피의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을 제외한 등기이사 1인당 평균보수액은 4억5500만원이다. 미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3500만원으로 등기이사 보수액의 29.67%에 불과하다.

그 외 다른 지표에서는 1점을 받았다. 더블유씨피는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고 있지 않았으며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도 주기적으로 열리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지 않으며 부적격 임원을 선임하지 않는 정책도 마땅히 없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개선도 시급하다. 이사회에서 이사회활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으며 이사회 평가결과를 주주들이 판단하기 용이하도록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하고 있지 않았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그 결과를 이사회 재선임에 반영하지 않는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는 없어 해당 문항에서는 5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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