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오그룹은 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농업전문기업이다. 1955년 이장표 창업주가 설립한 ‘조선비료’를 모태로 현재 농업비료 제조업체 ‘조비’와 농약 제조업체 ‘경농’을 핵심계열사로 두고 있다. 조비와 경동 각각 1976년, 197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경영권은 이장표 창업주의 차남인 이병만 경농 대표이사 회장이 이어받아 그룹을 이끌고 있다. 3년 전부터는 그의 뒤를 이어 이용진, 이승연 남매가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이들 남매는 각자에게 주어진 계열사들을 독자 경영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남매는 경농과 조비 이사회에 모두 참여하며 연결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경농 이사회, 이병만 회장 포함 오너일가 3인 주축
동오그룹의 오너 3세로 현재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건 이용진 경농 대표와 이승연 조비 대표다. 이승연 대표는 1981년생으로 올해 43세, 이용진 대표는 1985년생으로 올해 39세다. 이병만 회장의 3남매 중 둘째와 셋째다. 이들이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건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경농 이사회는 이병만 회장과 그의 형인 이병일 경농 명예회장이자 조비 대표이사가 오랜 시간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다 이병일 명예회장이 2019년 3월 퇴임하면서 이병만 회장의 장남인 이용진 현재 경농 대표이사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당시에는 이용진 대표의 누나인 이승연 사장도 계속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어 경영 승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용진 대표가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이용진 대표가 경농을 맡는 승계 구도가 명확해졌다. 이용진 대표가 경농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에도 이승연 사장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해 주요 경영사안에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경농 이사회는 4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내이사로는 이병만 회장과 이용진 대표, 이승연 사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외이사는 민승규 전 농촌진흥청장 1명뿐이다. 경농은 상장사지만 자산 2조원 미만이기 때문에 사외이사는 전체 이사회의 25%만 채우면 된다.
◇경농 이사회 핵심 오너 3세 남매, 조비 이사회도 참여
조비 이사회 또한 오너 3세 남매를 중심으로 이사회가 운영되고 있다. 조비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 등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조비 이사회도 법적으로 요구되는 사외이사 기준인 25%만 충족하고 있다.
이승연 대표이사는 물론이고 그의 남동생인 이용진 경농 대표이사도 조비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허준영 조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사외이사로는 신현관 전 농협경제지주 경제기획본부장이 재직중이다. 농협경제지주는 비료 전문기업인 조비의 핵심 거래처이기도 하다.
이승연 대표는 2021년 3월 조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조비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승연 대표가 단독으로 조비 대표를 맡게 되면서 기존 대표를 맡고 있던 이병만 회장과 이용진 대표는 조비 대표에서 내려왔다. 이 회장은 이사회에서도 빠졌다. 이전까지 이승연 대표는 경농 이사회에만 참여해왔으나 사실상 승계 구도가 장남인 이용진 대표를 중심으로 확정되면서 이승연 대표가 조비 대표를 맡고, 이용진 대표가 경농 대표를 맡는 방식으로 자리를 바꾼 모양새가 됐다.
이용진 대표가 아직까지 조비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참석률은 유독 낮다. 이용진 대표가 조비 이사회에 첫 참석한 2019년 조비 이사회 출석률은 18.8%에 불과했다. 이후 2020년에는 25%, 2021년에는 30%, 2022년에는 33.3%, 2023년 38%에 그친다. 올해 상반기에는 50%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이사회 개선 계획 등에 대해 “향후 ESG보고서 때문이라도 이사회 구성 변화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