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그룹은 2021년 주력 계열사 HL만도 산하로 자율주행·전장 부품 사업을 일원화하면서 계열사 HL위코는 투자 기능을 강화했다. HL만도로 계열사 지분을 처분해 유동성이 늘어난 지주사 HL홀딩스는 HL위코로 출자와 대여를 집행해 투자금을 만들어 줬다. HL위코는 사모펀드(PEF)에 출자했지만 아직 회수 실적은 없다.
HL홀딩스는 HL위코에 집행한 대여금 500억원(이자율 4.6%) 만기를 두 차례 연장했다. 2022년 7월 최초 거래 당시 대여 기간은 1년이었다. 지난해 5월과 지난 7월 만기를 연장해 대여 기간은 내년 7월까지 늘었다. HL홀딩스는 HL위코에서 연간 이자비용 23억원을 수령한다.
HL위코는 자산총계 1348억원(올 상반기 말) 규모 HL홀딩스 100% 자회사다. 자동차 에프터 마켓용 서스펜션 제품을 생산하는 계열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331억원, 영업손실은 26억원을 기록했다. 그해 지분법 이익으로 148억원을 거둬 당기순이익은 95억원이었다. 지분법 손익 조정을 거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억원이다. HL홀딩스 차입금을 상환할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HL위코 자산은 대부분 관계기업 투자 지분이다. 지난해 말 자산총계(1574억원) 중 91%(1433억원) 관계기업 투자 자산이다. 각각 △엘케이디1호 사모투자합자회사(PEF) 지분 47.48%(장부금액 696억원) △넥스트레벨 제1호PEF 지분 75.64%(567억원) △클로버PEF 지분 75.86%(170억원)를 들고 있다.
HL그룹은 2021년 HL홀딩스 공동기업이었던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를 HL만도(제동·조향·현가 장치 등 자동차 부품 제조) 종속기업으로 만드는 지배구조 개편을 실시했다.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HL홀딩스가 2008년 독일 자동차 부품사 헬라(HELLA GmbH & Co.KGaA)와 합작 투자해 설립한 자율주행·전장 부품 전문 기업이다. HL홀딩스와 헬라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했다.
HL만도는 2021년 3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지분 100%를 1650억원에 인수했다. HL홀딩스로는 지분 50% 이전대가로 825억원을 지급했다. 그해 9월 HL만도는 자율주행(ADAS) 사업 부문과 모빌리티 사업 부문 중 무인 순찰·무인 전기차 충전·플랫폼(Cloud server) 부문 등을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지분 포함)로 물적분할했다.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그해 10월 HL클레무브로 상호를 변경하고, 12월 지배회사인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를 흡수합병해 다시 HL만도 100% 자회사가 됐다.
HL홀딩스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지분을 매각해 늘어난 유동성을 놀리지 않았다. 2021년 9월 HL위코 유상증자에 참여해 1340억원을 출자했다. HL위코에 2차전지 분리막 제조·판매 기업 WCP 투자금을 만들어 줬다.
HL위코는 유상증자 직후 노앤파트너스가 조성한 넥스트레벨제1호PEF에 1000억원(지분 75.64%)을 출자했다. 넥스트레벨제1호PEF는 WCP 주식 169만6120주 취득해 5% 이상 주요 주주에 올랐다. 당시 WCP는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었다.
HL위코는 후속 투자도 집행했다. 2021년 11월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조성한 클로버PEF로 330억원(75.86%)을 출자했다. 캑터스PE는 화장품 용기 제조 업체 우성플라테크 인수했다. HL그룹은 우성플라테크 경영권 매각 거래 시 매각 대상 주식 전부를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HL위코는 2022년 9월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엘케이디 1호PEF에도 500억원(47.48%)을 출자했다. 출자 재원은 HL홀딩스 차입금(500억원)이다.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부품 가공 업체 윌비에스엔티를 인수했다.
HL위코가 간접 투자한 WCP는 2022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넥스트레벨1호PEF는 IPO 당시 주식 의무 보유 기간을 6개월로 설정했다.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지난해 11월부터 WCP 주식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넥스트레벨1호PEF는 WCP 보통주 169만6120주(지분 5.03%)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 지난 22일 WCP 종가는 1만5770원으로 공모가(6만원)보다 낮다.
비상장사인 우성플라테크와 윌비에스엔티는 지난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지난해 우성플라테크는 매출 496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윌비에스엔티 매출은 1120억원, 영업이익은 210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