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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사추위' 없는 한미약품, 평가·개선·보상 모두 '미흡'

[Weakness]③내부거래 통제 절차,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도 부재

정지원 기자  2024-10-11 16:20:3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한미약품은 이사회 평가의 기초가 되는 '구성' 분야에서부터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소위원회가 감사위원회 하나만 설치돼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등이 없는 점은 한미약품이 평가개선프로세스나 견제기능 등 다른 평가 분야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은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사회 내부에서 이사를 추천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추후 평가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평가에 기반해 이사회 활동을 개선하거나 이사진에 적정한 보상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사외이사 평가 프로그램을 도입해 결과를 보수 산정 및 재선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평가개선프로세스 2.1점, 견제기능 2.2점 '최저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에서 이사회 구성과 활동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한미약품은 255점 만점 중 132점을 획득했다.

6개 분야에서 '경영성과'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 분야 평균 점수가 2점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평가 항목별 평점은 최대 5점이다. 경영성과 분야만 평균 점수가 3.5점을 기록했다. 평균 점수가 가장 낮은 분야는 평가개선프로세스와 견제기능이다. 5점 척도로 환산 시 각각 2.1점, 2.2점을 받는데 그쳤다.

한미약품은 이사회 평가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구성과 참여도 측면에서도 각각 2.4점의 낮은 평균 점수를 받았다. 전반적으로 이사회가 부실하게 짜여져 있는 가운데 이사회 활동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의미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이나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도 어려운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먼저 한미약품은 평가개선프로세스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총 7개 세부 평가 항목 중 2개를 제외하고 5개 항목에서 최저점인 1점을 받았다. 한미약품은 이사회에서 활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있지 않다. 명시적인 평가 체계가 없기 때문에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같은 맥락에서 평가를 하지 않고 있는 탓에 평가 결과에 기반한 개선안 마련이 어려운 상태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이사회 구성의 세부 평가 항목 중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존재 여부가 있었다. 한미약품은 해당 위원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프로그램도 없어 이를 기반으로 재선임하는 절차도 갖춰지지 않았다.

다만 한미약품은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외이사 임기 만료 시 해당 위원회에서 사외이사의 적격성 평가를 통해 재선임 여부를 검토하고자 할 계획인 점을 명시했다. 또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이사회와 구성원 평가 제도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위원회 독립성 보장, 3인 사외이사로 구성

견제기능에서도 역시 2.2점의 낮은 평균 점수를 득했다. 세부 평가 항목은 총 9개였다. 이 중 2개 항목에서 5점을 받았고 나머지 7개 항목은 모두 3점 이하의 점수를 기록했다. 견제기능 분야에선 이사회의 경영활동 및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감사위원회의 구성 등을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이사 추천 과정이 불투명하다. 이사진을 이사회 내부에서 추천하고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없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는데 애초 한계가 있었다. 올해 5월 중엔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가 주주제안권 행사를 통해 이사 후보자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 결의 등을 주도한 바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없지만 내부거래위원회도 설치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특수관계자 거래에 관해 이사회 내부에서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하다. 또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점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또 한미약품의 이사진은 총주주수익률(TRS)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받고 있지 않다. 앞서 한미약품은 이사진 평가 체계를 구축해 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TRS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한 보상도 불가능하다. 미등기임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2억9500만원으로 등기이사의 1인 평균 급여액 2억7700만원의 100%를 넘겼다.

한미약품은 감사위원회의 구성과 역할 측면에선 만점을 받았다. 감사위원회는 총 3인으로 이뤄졌다. 김태윤 사외이사, 황선혜 사외이사, 윤영각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김태윤 사외이사가 위원장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 가운데 윤영각 사외이사는 회계 및 재무전문가다. 윤 이사는 미국 아서앤영(ARTHUR YOUNG&CO) 회계사로 활동한 뒤 삼정 KPMG그룹 전 대표이사 회장으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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