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우수한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이 전년 대비 모두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성장률의 경우 시장 평균치는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40% 가까운 수익성 향상을 이뤘다.
하지만 이사회는 주주환원 정책 수립에서 역할을 키워야 할 전망이다. 경영성과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낮은 배당률로 인해 전체 점수가 다소 깎이게 된 탓이다.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영성과 분야 55점 만점 중 39점 획득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를 나누고 이사회 구성과 활동 등을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총점 255점 중 132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분야는 경영성과다. 11개 세부항목에 대한 만점은 55점이다. 이 중 39점을 획득했다. 평균 점수는 3.5점 수준으로 산출된다. 최고점인 5점을 기록한 항목이 6개로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경영성과 평가를 위한 세부항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배당수익률 등 투자 지표,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등 경영성과 지표,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로 구성됐다.
한미약품은 경영성과 세부항목 네 개 지표에서 만점인 20점을 받았다. 매출성장률, 영업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이 시장 평균치 대비 20% 이상의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THE CFO는 시장 평균치를 내면서 KRX300 소속기업 내 상위 10% 및 하위 10%의 성적은 제외했다.
한미약품은 네 개 지표 모두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각각 11.97%, 39.6%로 나타났다. 각각의 시장 평균치는 4.70%, -2.42%에 불과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도 상당한 실적 향상을 이룬 셈이다.
이 같은 성적은 주가 부양에도 도움이 됐다. 한미약품의 올해 6월 말 기준 PBR은 4.68배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장 평균치는 2.38배로 나타났다. 주가수익률 역시 28.54%로 시장 평균치인 25.74%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각각 지표에서 한미약품은 5점과 4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 1점, 총주주수익률 2점…개선 계획 '미수립'
경영성과가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투자 지표에선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배당수익률이 낮은 탓에 주가수익률이 높은 편인데도 총주주수익률(TSR)도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배당수익률 지표에선 1점, TSR 지표에선 2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현금배당 및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다만 차등배당, 분기배당, 중간배당 등은 실시한 바 없다.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매년 같은 금액으로 주당 500원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3개년 동안 평균 배당수익률은 0.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기준 현금배당성향도 하향 추세다. 2021년 8.9%에 달했지만 2022년 7.4%, 2023년 3.8%로 낮아지고 있다. 현금배당금 총액은 60억원대 안팎을 유지 중이다.
배당 예측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미약품은 3개년 주주환원정책 등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 배당 결정 공시만 이행하는 중이다. 앞으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마련하고 주주총회 의안 설명 등을 통해 배당 예측가능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끝으로 3개 세부항목으로 구성된 재무건전성 지표는 각각 엇갈린 점수를 받았다. 부채비율은 5점을 획득했다. 한미약품의 부채비율은 72.57%로 시장 평균치인 91.96%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순차입금/EBIDA와 이자보상배율 지표는 모두 1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EBIDA는 1.28로 시장 평균치 1.12보다 높고 이자보상배율은 7.74배로 시장 평균치 9.72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