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앓고 있는 한미약품이 3분기 아쉬운 성적을 받아든 원인은 북경한미였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북경한미약품의 호조에 따른 역기저 효과에 더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가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주춤한 실적에도 성장 모멘텀은 있다. 한미약품은 이달 글로벌 무대에서 신개념 비만치료제를 처음 공개한다. 다양한 비만 신약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관련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북경한미약품 ‘역기저’…R&D 비용 확대 영향 한미약품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3621억원, 영업이익은 5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7%, 영업이익은 11.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3% 쪼그라들었다.
매 분기 성장을 거듭하던 한미약품에 제동을 건 계열사는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이다. 북경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43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7%, 영업이익은 42.4% 줄어들었다.
북경한미약품의 실적 악화는 지난해 고성장에 따른 역기저 효과와 더불어 자연재해가 배경이 됐다. 중국 대홍수로 인한 유통망 차질 및 영업일수 급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연구개발(R&D) 비용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3분기 연결기준 R&D 비용은 5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늘었다. 한미약품은 자체 진행 임상 프로젝트가 늘어남에 따라 투자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분기에는 총 5개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전이 있었다. 특히 키트루다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인 북경한미약품의 BH3120과 녹십자와 공동 연구하는 희귀질환 파브리병 타깃 파이프라인 HM15421이 글로벌 임상에 돌입하면서 R&D 비용이 더 확대됐다.
◇신개념 비만치료제 모멘텀…R&D 선순환 시스템 구축 박차 업계서는 한미약품의 3분기 실적 부진은 일시적 영향으로 분석한다. 이에 앞으로의 성과에 관심이 몰린다. 특히 기술수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추가 파이프라인이 4분기 발표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미국비만학회(Obesity Week)에서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를 첫 공개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부터 비만 신약 개발 프로젝트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파이프라인은 총 6개다.
이 중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최초의 장기 지속형 GLP-1 비만치료신약이다.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6년 하반기로 이르면 2027년 출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