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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SK, 참여도 만점...'아쉬운' 경영성과에 총점 기대이하

[총평]① 255점 만점 중 158점, 경영성과 지표 부진 '발목'

양정우 기자  2024-10-10 14:25:1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SK㈜는 SK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지주회사다. 그룹 계열을 거느리는 투자부문과 함께 종합 IT 서비스를 벌이는 사업부문을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올해 상반기 말 214조원을 넘어섰다.

그룹에서 지주사로서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평가 기준 시점인 올해 1분기 말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의 합산 8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SK㈜는 이번 평가 중 참여도 지표에서 고득점을 달성하면서 종합점수를 끌어올렸다. 구성과 견제기능에서도 양호한 점수가 뒷받침됐다. 하지만 경영성과 지표에서 유독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국내 4대 그룹의 위상에 못 미치는 총점을 기록했다. 향후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255점 만점에 158점…참여도 지표 모두 '최고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SK㈜는 255점 만점에 158점을 받았다.


SK㈜는 '구성' 지표에서 5점 만점 기준 3.7점을 획득했다. 최고 득점을 5점으로 환산해 도출한 점수다.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 점, 이사회 지원조직이 존재하는 점, 다양한 국적과 성별, 연령, 경력을 지닌 이사가 골고루 분포된 점 등 주요 항목에서 최고 점수(5점)를 받았다.

다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 오너(지배주주) 일가가 속한 사내이사가 포함된 탓에 관련 항목의 경우 1점을 받았다. THE CFO 2024 이사회 평가는 사추위 전원이 사외이사일 때 최고 점수를 부여한다. 이사회 역량 평가인 BSM(Board Skills Matrix)을 만들었으나 정보 접근성이 불충분한 것도 3점을 부여받은 이유다.

이사회 총원에서의 사외이사 비율이 62%로 집계(4점)됐다. 이번 평가에서는 이사회 총원의 70% 이상이 사외이사일 때 최고 점수를 부여한다.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인 감사위원회와 사추위 외에 거버넌스위원회, ESG위원회 등 이사회 내 2개 소위원회를 설치해 관련 항목에서 2점을 받았다. 추가로 5개 이상 설치할 경우 최고 점수를 부여한다.

'참여도' 지표의 경우 5점으로 만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활동이 연 2회 이상 수행된 점, 이사회 구성원이 회의에 성실하게 참석하고 있는 점, 이사회 의안 관련 자료가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제공되는 점, 이사에 대해 연 7회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점 등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감사위원회 회의가 연 9회 이상 개최되고 있는 것도 최고 점수를 받은 이유다. 이번 평가에서는 감사위원회 회의가 연 9회 이상 개최될 경우 최고 점수를 부여한다. 감사위원회를 위한 지원조직이 존재하고 감사위원회 교육도 연 4회 이상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견제기능·평가개선 지표 양호…경영성과 지표 1.4점 불과

'견제기능' 지표에서는 3.2점으로 양호한 점수를 거뒀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이 마련돼있는 점,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고 있는 점, 감사위원회가 3명 이상 사외이사로 구성된 점, 감사위원회 위원 중 1명 이상이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점 등 항목에서 3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최고경영자 승계에 대한 원칙을 정하고 있는 점에서는 1점에 그쳤다. THE CFO 2024 이사회 평가는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이 마련돼있는 동시에 공시와 홈페이지에 공시해 정보 접근성이 우수할 때만 최고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정보접근성' 지표도 2.9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활동 내역을 충실히 공시하고 있는 점 등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으나 그 밖의 항목에서 성적이 저조했다. 이사회 의안 반대 사유를 투명하게 공개하는지를 묻는 대목에서는 1점을 받는 데 그쳤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는 3점을 받았다. 이 지표에 포함되는 7개 항목 중 3개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지만 사외이사의 개별 평가를 실시하는지를 묻는 항목 등 3개 항목에서 최저 점수(1점)를 받았다. SK㈜측은 "이사 재선임시 이사회 및 위원회 활동 내역 등을 기반으로 개인별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나 평가에 관한 근거 규정을 따로 마련하고 있지는 않은 점을 고려해 미실시로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경영성과' 지표의 경우 1.4점에 머물렀다. 배당수익률 항목은 최고점인 5점을 받았으나 영업이익성장률, 부채비율,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등 대다수 항목에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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