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4 이사회 평가

SK, '리밸런싱' 이어 '밸류업' 과제

[Weakness]② 배당수익률만 5점 만점 기록…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대다수 1점

양정우 기자  2024-10-10 14:26:5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SK㈜는 거침없이 사업을 확장하면서 늘어난 부채를 줄이고자 리밸런싱(구조조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알짜 계열사의 매각까지 추진할 정도로 그룹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돼왔다.

그만큼 경영성과를 드러내는 주요 지표가 양호한 수치로 집계되기 어려운 여건이다. 다만 그룹 전체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도 속도감있게 마무리될 전망이다. 향후 기업가치의 회복에 이어 이사회를 통한 밸류업을 과제로 남겨놓고 있다.

◇총점 끌어내린 경영성과…이사회 통한 밸류업 '시급'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SK㈜는 255점 만점에 158점을 받았다.

이 가운데 가장 점수가 낮은 항목은 '경영성과'다. 5점 만점에 1.4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구조와 운영방식, 기업의 실적·가치에 긍정적 영향이 미치는지를 보는 영역이다. 투자지표 4개, 성과지표 4개, 재무건전성 3개 등 11개 지표에 각각 5점씩 배점했다.

기준은 KRX 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가운데 변수 최소화를 위해 지표값 상·하위 10% 기업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다. 기준 수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경우 만점(5점)으로 채점했다.

SK㈜의 경우 핵심 투자지표인 배당수익률에서 만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은 2.81%로 집계됐다. 이번 평가에서는 1.7% 이상일 경우 최고점인 5점을 부여한다. 다만 나머지 투자지표는 모두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48배 △주가수익률 -3.78% △총주주수익률(TSR) -1.1%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성과지표인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도 부진한 건 마찬가지였다. 매출성장률(-0.64%)과 영업이익성장률(-45.61%)은 마이너스 흐름을 기록했고 ROE와 ROA 역시 각각 -0.54%, -0.2%에 불과했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모두 1점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165.76%로 기준치(91.96%)를 크게 상회했으며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36배를 기록했다. 순차입금(현금성자산-총차입금)이 플러스인 건 보유현금보다 차입금이 많은 상태라는 뜻이다. 이자보상배율은 1.38배로 집계됐다.


◇정보접근성도 2.9점 불과…투명한 정보 공개 과제

SK㈜는 '정보접근성' 지표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사회 활동 내역과 지배구조보고서, 주주환원정책 등을 개방적으로 공개하고 있는지를 보는 영역으로 총 6개 지표에 각각 5점씩 배점된다. 각 정보별 접근가능성과 제공된 정보의 구체성을 기준으로 점수를 산정한다.

5점 만점에 2.9점을 기록했다. 우선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 지배구조보고서 등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홈페이지 등에 충실하게 공시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와 지배구조보고서가 공시돼있고 홈페이지에는 이사회와 관련된 일반정보가 게시돼 있다. 사업보고서 내 이사회와 관련된 내용도 구체적으로 서술돼있다.

하지만 이사회의 의안 반대 사유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기업의 경우 사외이사는 주주환원 정책 승인의 건에 대해 고정적 배당은 유연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반대의견을 제시했다는 부연 설명을 덧붙이기도 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공개 여부에서도 1점을 받았다. THE CFO 2024 이사회 평가에서는 후보 추천 최초 제안자 또는 기관명을 공개할 경우 최고점인 5점을 부여하고 추천 주체를 외부 기관 또는 주주로 서술해도 3점으로 책정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