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의 엔데믹 전략은 '외형확장'에 있다. CGT(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인수에 이어 차세대 접합백신 기술을 보유한 미국 바이오기업 ‘피나 바이오솔루션스’ 지분을 인수했다.
엔데믹 성장전략 슬로건인 'SKBS 3.0'의 일환으로 백신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신규 모달리티 확보를 골자로 한다. 넉넉한 현금 곳간을 활용해 계속해서 M&A 시계를 작동한다는 방침이다.
◇백신 접합 기술 보유한 피나바이오에 41억 투자, 백신수율에 베팅 8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소재의 피나바이오라는 기업의 지분 일부를 300만 달러, 우리돈 약 41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얼마의 지분을 인수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피나바이오는 2006년 설립된 R&D 전문 바이오텍이다. 폐렴구균, 수막구균, 장티푸스 등 예방에 활용되는 접합백신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접합백신 개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운반체 ‘CRM197’을 제조하고 고수율로 발현하는 공정에서 독자적 기술을 가진다.
자체 개발한 발현 시스템과 정제 기술을 통해 면역원성과 생산성을 기존 CRM197보다 높인 EcoCRM®을 개발하고 특허를 확보했다. 더불어 항원 결합 시 원하는 위치를 타깃하는 차세대 CRM197 기술을 통해 면역원성과 생산성을 한 단계 더 높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피나바이오의 최초 그리고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가 됐다. 피나바이오의 CRM197 기술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파트너십 차원에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폐렴구균, 장티푸스 등 다양한 접합백신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피나바이오의 기술을 통해 기존 접합백신의 높은 예방효과를 확보하고 고수율 공정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피나바이오를 통한 글로벌 확장도 기대된다. 피나바이오는 현재 미국, 인도, 중국 등 다양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 및 기관과 협업하며 CRM197을 비롯한 다양한 운반 단백질을 공급 중이다.
이외에도 접한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접합 백신 개발 컨설팅 및 항체, 덱스트란(탄수화물 유래 다당류) 접합 서비스 제공 등으로 사업을 지속 확장 중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차세대 백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파트너십 기회를 만들 수 있어 기쁘다”며 “피나바이오와 중장기 협력을 토해 우리가 개발 중인 백신들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경쟁력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잇단 M&A에도 실탄 충분, 추가 투자 ‘촉각’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이 같은 M&A 전략으로 엔데믹 전략을 엿볼 수 있다. 백신과 생산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게 아닌 기존에 하던 사업을 업그레이드 하는 전략이다.
올해 6월 독일에 위치한 CGT CDMO 기업인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했고 7월 항체 및 항원 제조기술을 보유한 미국 바이오텍 ‘선플라워’를 조건부로 지분을 취득했다. 그리고 석달만에 피나바이오를 또 인수한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발표한 SKBS 3.0에서 백신 사업은 물론 CGT와 같은 신규 모달리티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련의 M&A 역시 이러한 성장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백신을 기반으로 생산설비까지 갖추면서 코로나 팬데믹 시기 막대한 자금을 거머쥔 성공담을 기반으로 백신과 생산이라는 주 무기로 확장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목표다. CGT CDMO 기업인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판단에서 비롯됐다.
선플라워의 경우 항원, 항체 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제조 기술인 효모 배양 시스템을 개발한다. 선플라워의 효모 배양 시스템을 활용하면 백신 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 백신사업의 확장전략에서 비롯된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격적인 M&A 확장기조는 막대한 자금에서 비롯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2분기 기준 1조2200억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인수 작업을 마친 IDT바이오로지카에 투입된 2633억원, 선플라워에 투입한 약 28억원, 피나바이오에 약 41억원의 투자금을 제하더라도 9498억원의 가용현금이 남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IDT바이오로지카 인수를 시작으로 추가 M&A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M&A. SI 투자뿐 아니라 조인트벤처, 기술도입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