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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SK바이오팜은 2024년 이사회 평가에서 '참여도'에 있어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 '평가개선프로세스', '구성', '정보접근성' 등 다른 지표 역시 평점 3점 중후반대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유일하게 2점대의 낮은 평가를 받은 지표가 있었다. 바로 '경영성과'였다. 이 가운데 재무건전성 항목은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이 때문에 SK바이오팜 이사회 평가에서 '경영성과'는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배당수익률 제외한 투자지표 '우수', 성과지표는 엇갈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THE CFO가 실시한 이번 이사회 평가는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의 6대 지표를 바탕으로 했다. 6대 공통지표로 SK바이오팜의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255 만점에 179점으로 산출됐다.
이 가운데 '경영성과' 지표는 평점 2.8점으로 가장 점수가 낮았다. 이사회 구조 및 운영방식이 기업의 실적·가치에 긍정적 영향이 미치는지를 보는 영역으로 투자지표 4개, 성과지표 4개, 재무건전성 3개 등 11개 지표에 각각 5점씩 배점했다.
기준은 KRX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가운데 변수 최소화를 위해 지푯값 상·하위 10% 기업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다. 기준 수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경우 만점(5점)으로 채점했다.
SK바이오팜의 경우 투자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등의 문항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지난해 PBR은 27.72배, 주가수익률은 40.63%로 각각 기준치 2.38배, 25.74%를 웃돌았다. TSR 역시 40.6%를 기록해 기준치인 27.64%를 넘어섰다.
투자지표 가운데 유일하게 최하점을 받은 문항은 배당수익률이다. 배당수익률은 0%로 최하점인 1점만 획득하는 데 그쳤다. 배당수익률의 기준치는 1.42%다.
성과지표는 항목별 평가 점수에서 온도차가 뚜렷했다.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최고점을,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항목에서는 최하점을 기록했다.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각각 44.16%, 71.37%로 최고점인 5점을 받았다. 다만 ROE와 ROA는 각각 -11.1%, -5.1%로 기준치 6.82%, 3.76%를 충족하지 못해 1점을 받았다.
◇재무건전성 항목 모두 최하점, 이자보상배율 마이너스
SK바이오팜은 재무건전성 항목에서 가장 취약했다. 재무건전성 항목은 총 3가지로 구분됐다.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그리고 이자보상배율이다. SK바이오팜은 세가지 항목에서 모두 최하점인 1점을 받는 데 그쳤다.
SK바이오팜의 부채비율은 125.32%로 나타났다. 평균치가 91.96%인 것을 감안하며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5점 만점 중 1점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의 작년 기준 총부채는 40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총자본은 3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증가한 수준이다.
차입금 대비 현금창출력 수준을 보여주는 순차입금/EBITDA 지표 역시 1점으로 산출됐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EBITDA는 -222억원이었다.
차입 규모가 급격히 커지다 보니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4.53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건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 평균 수치인 9.72배를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