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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시공능력 2위 현대건설, 구성·경영성과 개선 과제

[총평]①255점 만점에 179점 획득, PBR 최하 수준

전기룡 기자  2024-10-08 10:28:2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현대건설은 시공능력평가 2위의 대형 시공사다. 시가총액도 3조6206억원으로 100위권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건설업종을 영위하는 상장사 가운데 현대건설보다 시가총액이 큰 시공사는 삼성물산(25조4009억원·12위), 삼성E&A(4조7334억원·82위) 정도만 존재한다. 자산 규모도 15조원대로 대규모법인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일찍이 자산 규모가 대규모법인 요건을 상회한 만큼 이사회 평가 항목 대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평가개선프로세스와 참여도, 정보접근성 등에서는 4점대 이상의 우량한 점수를 받았다. 이와 달리 구성과 경영성과 항목의 경우 여전히 3점대를 하회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정기·임시이사회 연간 12회 개최,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감점 요인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뒀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총 6개 공통지표를 토대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현대건설은 255점 만점에 179점을 받았다.

179점은 평가 대상 기업들 가운데 공동 8위 수준에 해당하는 점수다. 먼저 '평가개선프로세스'는 5점 만점에 4.4점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이사회 규정 제18조(이사회 평가제도)에 따라 활동내역을 기초로 자체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윤리준법경영인증원(ENCC)을 통해 이사회에 대한 제3자 평가도 처음 실시했다.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등급을 받는 절차도 마쳤다. KCGS 기준으로 종합 A등급을 기록했다. 이외에 한국ESG연구소를 비롯해 서스틴베스트, 무디스, MSCI, S&P와 같은 외부기관에 거버넌스 평가를 의뢰한 이력이 있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반영해 재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도 마련한 상태다.

이어 '참여도' 항목도 평가개선프로세스와 동일하게 4.4점을 획득했다.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제외한 기타 위원회가 지난 한해동안 10회 열렸다. 일반적으로 연간 9회 이상 개최됐을 때 거버넌스를 이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사회 구성원들이 같은 기간 출석률 100%를 기록한 점도 높은 점수의 원동력이다.

이사회 소속 구성원과 감사위원회를 위한 지원·교육 수단이 마련된 점도 눈에 띈다.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평균 7일전 안건이 전달되고 있다. 다만 현대건설의 감사위원회 회의가 지난해 7회 개최됐다는 점이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평가 툴상 연간 9회 이상 개최해야 5점 만점을 부여한다.

'정보접근성'도 평균 4점대를 기록한 평가 부문이다. 대부분의 평가 항목이 고득점을 받은 가운데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낮은 점수에 머물렀다.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 후보를 추천한 최초 제안자 또는 기관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 감점요소에 해당한다.

◇윤영준 대표, 이사회 의장 겸임…재무건전성 '안정적'

높은 점수를 기록한 항목들과 달리 '구성'은 평균 3점을 하회했다. 이사회는 총 7명으로 구성돼 적정 규모를 이루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 중 과반 이상(4명)을 사외이사로 배치해 독립성을 챙겼다. 다양성 확보를 위해 여성 사외이사인 조혜경 한성대 IT융합공합부 교수를 중용한 점, 타기업 경력을 보유한 정문기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선임한 점 등도 눈에 띈다.

윤영준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는 부분은 구성 항목이 낮은 점수를 받은 원인으로 언급된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게 선진화된 지배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을 시 선임사외이사를 선임해 견제 역할을 맡기는 기업도 있다. 대내외적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이사회 내 위원회 수도 적정하지 않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평가 툴상 의무설치 대상인 소위원회(감사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이외에 5개 이상을 설치해야 5점 만점을 받는다. 현대건설은 투명경영위원회와 보상위원회라는 이름의 소위원회만 설치해 2점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경영성과'도 아쉬운 대목이다. 매출성장률(39.61%)과 영업이익성장률(36.62%)이 업계 상위권에 해당하는 반면 주가 상승으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8배로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 평균치인 2.38배를 크게 하회한다.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도 각각 3.87%, 5.7% 수준에 그쳤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도 각각 6.42%, 2.93%에 머물러 있다. 평가 툴상 ROE가 6.82% 미만일 때, ROA가 3.76% 미만일 때 최하점인 1점을 부여한다. 무차입 기조에 이어 재무건전성이 안정적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실제 순차입금/EBITA는 -2.23, 이자보상배율은 12.26배로 업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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