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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참여도 독려' 현대건설, 개선안 반영은 미흡

[Strength]②이사회 개최 횟수 발목, ESG 종합 A등급 획득

전기룡 기자  2024-10-08 10:42:5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현대건설 이사회는 '참여도'를 독려하기 위한 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다. 이사회 구성원들이 의안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부여한다.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를 대상으로 별도의 정기적인 교육과정도 마련했다. 덕분에 수차례 열린 이사회에도 출석률 100%를 달성한 상태다.

'평가개선프로세스'에서도 우량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건설보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한 기업은 SK이노베이션과 엔씨소프트 정도만이 존재한다. 이른 시점 대규모법인 요건을 충족한 이래 적용 상법에 의거해 이사회를 운영해온 점이 고득점의 원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40점 만점 중 35점, 이사진 출석률 100% '눈길'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현대건설은 255점 만점에 179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분야는 참여도다. 40점 만점에 35점을 받았다. 전체 8개 문항 가운데 5개 항목이 최고점(5점)에 해당한다. 분야별 총점을 5점 척도로 조정했을 경우 4.4점으로 산출됐다. 참여도 항목은 THE CFO가 이사진의 성실성과 활동의 충실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마련된 지표다. 특히 참여도를 독려할만한 요소들이 상당했다.

먼저 이사회 구성원들의 출석률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된 현대건설 이사진은 지난해 열린 정기·임시이사회에 모두 참석했다. 이사회가 열리기 평균 7일전 이사진에게 주요 안건을 공유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 점도 눈에 띈다.

기타위원회도 적절하게 개최됐다. 현대건설은 의무설치 대상인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제외하고 투명경영위원회와 보상위원회라는 이름의 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투명경영위원회와 보상위원회가 개최된 횟수는 각각 8회, 2회다. 최고점 척도인 '연간 9회 이상'을 상회한다.

이사진들을 위한 교육도 충분히 실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삼일회계법인, 한국생산성본부 등을 실시 주체로 한 사외이사 교육을 6회 개최했다. 감사위원회도 같은 기간 동일한 횟수로 교육을 받았다. 평가 척도상 '연간 4회 이상 교육 개최'를 충족할 경우 최고점인 5점을 부여하고 있다.

감점요인은 이사회 개최 횟수에서 나왔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8번의 정기이사회 자리를 마련해 5점 척도인 '연간 12회 이상'을 채우지 못했다. 사업보고서상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1번 개최된 점도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감사위원회 개최 횟수도 7회로 최고점 기준(연간 9회 이상)을 소폭 밑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6개 항목 최고점, ENCC 제3자 평가 실시

평가개선프로세스도 5점 환산 시 4.4점을 획득한 분야다. 7개로 구성된 평가 지표 가운데 6개 지표가 최고점인 5점을, 나머지 1개 지표가 최하점인 1점을 각각 받아 31점을 기록했다. 평가개선프로세스는 기업의 의사결정 조직인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보완 노력이 잘 이뤄지는지를 검토하는 지표다.

유일하게 최하점을 기록한 항목은 이사회가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하고 반영했는지 여부였다. THE CFO 기준으로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내에 구체적인 개선안이 담겨야 최고점을 부여한다. 현대건설은 평가 결과가 이사회 운영에 반영된다는 내용 정도만을 언급해 1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 평가와 관련해서는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외부평가와 함께 내부평가, 자기평가를 모두 수행해야 최고점을 받는 게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윤리준법경영인증원(ENCC)이 현대건설 이사회에 대한 제3자 평가를 실시했다. '이사회 자가 활동 평가'에 대한 항목도 존재한다.

외부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급도 양호했다. 한국ESG기준원(KCGS)로부터 종합 A등급을 받았다. 이외에도 한국ESG연구소를 비롯해 서스틴베스트, 무디즈(Moody's),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스탠다스앤푸어스(S&P)로부터 등급을 받은 이력도 있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재선임에 반영하는 절차도 구축된 상태다. 이사회 평가결과를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명시한 점도 눈에 띈다.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도 없다.

현대건설이 오랜 기간 건설업계 맏형으로서 업을 이어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1947년 설립돼 1984년에 이미 상장 절차를 완료했다. 대규모법인 요건인 별도기준 자산총액 2조원을 충족한지도 30년 이상 흘렀다. 이사회 관련 상법들이 마련된 2000년대 초중반부터 꾸준히 관련 내용들을 이행해온 게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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