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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뛰어난 경영성과에도 재무건전성 ‘발목’

[경영성과]⑧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자회사 유증 참여로 차입금 급증

김지효 기자  2024-09-24 15:58:1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실적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군비 경쟁이 본격화한 데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덕분에 이번에 THE CFO의 이사회 평가에서 경영 실적 관련 지표는 모두 만점을 받았다. 실적 고공행진에 주가도 크게 뛰었다. 다만 차입금을 크게 늘리면서 재무건전성 관련 지표는 모두 최저점에 그쳤다. 배당도 KRX300 평균치를 크게 앞서지 못하면서 투자 관련 지표에 대한 점수는 엇갈렸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 연말 주가도 연초 대비 1.5배 상승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을 평가했다. 그 결과 255점 만점에 179점을 받았다.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55점 만점에 36점을 받았다. 평점은 5점 만점에 3.3점으로 집계됐다.

THE CFO는 '경영성과' 지표를 통해 기업의 실적과 재무건전성 등을 평가했다. 기업 실적은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을 지표로 삼았다. 재무건전성 평가를 위해서는 부채비율,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을 살펴봤다. 투자 관련해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주가수익률, 배당수익률을 평가했다. 비교 대상은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각 지표 상·하위 10% 기업은 제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매출 9조3590억원, 영업이익은 6911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평가 기준으로 삼은 지난해 매출성장률은 32.56%로 평균치(4.7%)보다 7배 이상이었다. 영업이익성장률도 72.63%를 기록했다.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의 평균치는 마이너스(-)2.42%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관련 지표에서 만점 기준을 모두 충족하며 5점을 받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도 모두 최고점인 5점으로 평가됐다. ROE는 22.71%로 평균치인 6.82%를 크게 웃돌았다. ROA는 5.63%로 이 역시 평균치(3.76%)보다 20% 이상 높았다.


◇주가 상승에 주가수익률은 ‘만점’, 부채 증가에 재무건전성 ‘발목’

투자 지표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78배에 머물렀다. 평균치 2.38배에 미치지 못하며 최저점인 1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도 1.45%로 평균치 1.42%를 소폭 웃돌아 2점으로 채점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은 무배당 기조를 유지했으나 2020년부터는 배당을 재개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주당 배당금을 늘려오고 있지만 주가 또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3년 연속 배당수익률은 1%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주가가 1년 사이 크게 뛴 덕분에 주가수익률은 69.2%로 평균치(24.74%)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8만원대 안팎을 오갔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연말 12만원대까지 50% 이상 뛰었다. 올해 들어서는 30만원대를 돌파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주가수익률이 높았던 덕분에 총주주수익률(TSR)도 71.6%로 KRX300 기업 평균치인 27.64%를 크게 웃돌았다.

발목을 잡은 건 재무건전성 관련 항목이었다. 재무건전성 평가 항목은 모두 최하점인 1점으로 평가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기준 작년 말 부채비율은 317.21%로 평균치(91.96%)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조2708억원에 육박한다. 2022년 말에는 3123억원에 불과했다. 자회사인 한화오션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차입금을 크게 늘린 결과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86.3%에서 317.21%로 크게 증가했다.

차입금이 급증하며 순차입금 대비 EBITDA 비율도 2.22%로 평균치 1.12%보다 2배 가량 높았다.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이자보상배율도 4.07배로 평균치(9.72배)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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