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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환원에 그리 인색한 기업은 아니다. 한화그룹이 배당에 인색하다는 인식이 있긴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0년 회계연도부터 4개년 연속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자사주도 매입해왔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들에게 주주환원정책을 사전에 공개하고 있지 않다. 최근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관련해 이른바 ‘깜깜이 배당’이 문제가 되면서 금융당국이 이를 개선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직이다.
이 같은 예측가능성이 낮은 주주환원정책은 이번 THE CFO가 진행한 평가에서 점수를 크게 깎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외이사 추천을 받고 있지만 그 경로에 대한 투명성이 낮은 점도 감점 요인이 됐다.
◇주주환원정책 사전공시 안 해, 사외이사 추천 경로 투명성도 아쉬워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을 평가했다. 그 결과 255점 만점에 179점을 받았다.
'정보접근성' 항목을 통해서는 이사회 구성원 선임과 활동 등을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는지를 총 7가지 지표를 통해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5점 만점에 19점을 받았다. 평가대상 기간 내 의안 반대 사례가 없어 해당 평가 항목이 평균 점수 계산에서는 빠지면서 평점은 5점 만점에 3.2점으로 산출됐다.
평점을 가장 크게 깎은 건 주주환원정책 공시 여부와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의 투명성을 묻는 질문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환원정책을 사전에 공시하지 않고 있어 최저점인 1점을 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주환원정책을 펼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5개 사업연도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현금 배당 등을 진행했다. 2020년 도입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 제도 또한 자사주 매입의 효과가 있다.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를 미리 공시하지는 않고 있다. 일반 주주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적인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사항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월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6월 30일로 못박았던 중간배당 기준일을 삭제했다. 이에 금융당국의 권고에 발맞춰 ‘선(先) 배당액, 후(後) 배당기준일 확정’ 방식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투명성을 판단하는 지표도 1점에 그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전원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 받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후보 추천 경로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공시에서는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갖춘 7명의 이사로 이사회가 구성돼 있다는 설명만 확인할 수 있다.
◇공시 및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접근성 ‘우수’, 이사회 ‘반대’는 無 공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접근성은 높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와 홈페이지를 통해 이사회 활동 내역과 지배구조와 관련한 자료 등을 공개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또한 홈페이지와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에 관련 항목에서 모두 만점인 5점을 받았다.
다만 일부 항목에서 점수가 추가로 깎였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66.7%을 기록하며 이번 평가에서 5점 만점에 4점으로 평가됐다. 15개의 지배구조핵심지표 가운데 10개를 충족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핵심지표 준수율 80% 이상이어야 만점인 5점을 받을 수 있다.
이사회 내용도 공개하고 있지만 구체성 측면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관련 항목에서 중간점인 3점을 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회 내용을 사업보고서 등에 도표로 간략하게 정리해 안건의 제목 수준만 공개하고 있다.
평가 대상기간에 총 13번의 이사회가 열렸지만 의안에 대한 반대 사항은 한 건도 없었다. 이에 관련 항목은 아예 평가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