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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외이사 중심 소위원회 '만점'

[구성]②이사회 의장 변경에도 여전히 '사내이사' 한계

김지효 기자  2024-09-11 14:56:0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사회의 구성은 선진적인 이사회 경영으로 나아가는 첫 관문이다. 구성 지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의사결정의 투명성, 지배구조 견제 능력 등을 가늠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사회의 의장을 누가 맡고 있는지, 이사회 규모와 위원회 수는 적정한지, 이사회 구성원들은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등의 지표를 통해 이를 평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는 여러 측면에서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꾸려 운영하고 있으며 총 6개의 소위원회 중 5개의 위원장을 사외이사들이 맡고 있다. 성별·연령·경력 다양성을 충족할 수 있는 이사회 구성원들을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변경하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사내이사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소위원회 5개 위원장 사외이사, 사추위도 전원 사외이사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을 평가했다. 그 결과 255점 만점에 179점으로 산출됐다. 구성 항목은 45점 만점에 31점을 얻으며 평점 3.4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사회는 소위원회 설치와 구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이사회는 산하에 총 6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상법상 의무로 설치해야하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이외에 집행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위원회 수를 평가하는 지표에서는 4점을 받았다. THE CFO의 평가기준에서는 의무 설치 소위원회를 제외한 5개 이상의 위원회를 추가로 설치해야 만점을 받을 수 있어 점수가 조금 깎였다.

하지만 총 6개의 소위원회 중 5개의 위원장을 모두 사외이사가 맡고 있어 이 항목에서는 만점인 5점을 획득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전원 사외이사로만 꾸려 해당 항목에서도 만점을 얻었다. 사추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에 속한 사외이사 4인이 모두 속해있다. 전 해병대사령부 사령관인 전진구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현재 현재 서경대학교 석좌교수이자 합참 선임관찰관도 겸임하고 있다.

사추위뿐만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집행위원회를 제외한 5개의 소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했다.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이 내부를 견제하고 객관성, 투명성을 확보해야하는 안건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구성으로 보인다. 이에 사외이사 4명은 모두 4~5개의 소위원회에 속해있다.


◇성별·연령·경력 다양성은 확보, 이사회 규모·사외이사 비중 '아쉬워'

이사회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확보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령, 성별, 타기업 경력 보유 여부를 모두 충족하면서 4점을 획득했다. THE CFO의 평가에서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묻는 질문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국적 다양성 기준 또한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방위산업의 특성상 외국인 이사를 두는 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나이는 4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오너이자 전략부문 대표이사인 김동관 부회장은 1983년생으로 올해 40세다.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인 김현진 사외이사 또한 49세다. 여성인 김 사외이사를 이사회 구성원으로 섭외하며 성별 다양성도 충족했다. 김 사외이사는 현대트랜시스 사외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인 정도진 사외이사 또한 네이버 사외이사를 맡고 있어 다른 기업 경험을 충족했다.

다만 이사회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점은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있다. THE CFO의 평가 기준에 따라 3점을 받았다. 사외이사의 비중이 60%를 넘지 못해 이를 평가하는 지표에서도 3점으로 채점됐다. 이사회 지원조직은 임원급이 아닌 팀장(부장)급 실무자를 수장으로 두고 있어 여기서도 점수가 소폭 깎였다.

이사회 의장의 독립성을 평가하는 지표도 3점을 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손재일 대표이사가 맡고 있었다. 올해 3월2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가 아닌 안병철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앞서 2020년 3월 25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 당연직이 아닌 이사회에서 선임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 데 따른 행보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 같은 변화는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BSM(Board Skills Matrix)은 작성하고 않아 해당 지표는 최저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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