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은 2022년 3월 하나금융 회장으로 취임했다. 부회장에 오른 지 6년여 만이다. 당연하게도 많은 게 달라졌는데 이 중 특히 보수를 빼놓을 수 없다.
일단 부회장 시절과 비교해 급여가 두 배 가까이 올랐다. 5억원대에서 9억원대로 뛰었다. 단기 성과급 역시 앞 자릿수가 바뀌었다. 회장 취임 이후의 성과가 반영된 장기 성과급은 아직 받지 않았지만 부회장 시절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주 회장, 부회장 시절과 비교해 급여는 큰 폭 상승 함영주 회장은 2016년부터 지주 부회장을 지냈다. 그의 보수가 지주 사업보고서에 처음 등장한 건 그로부터 2년 뒤인 2018년이다. 당시 급여와 상여를 더해 모두 2억1200만원을 받았다. 언뜻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 시기는 그가 하나은행장을 지내던 시기로 하나은행에서도 보수를 받았다. 2018년에만 하나은행에서 10억2100만원을 받았다. 지주와 더하면 12억원을 넘겨 받은 셈이다.
이후 하나은행장에서 물러난 2019년부터는 지주에서 받는 보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 2019년에 5억원대를 받았고 회장에 오르기 직전 해인 2021년엔 11억원대를 받았다. 은행장에서 물러난 만큼 현실적 급여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회장에 오르면서는 급여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부회장 시절 급여는 5억5000만원이었는데 회장에 오른 뒤부턴 연간 9억원을 받고 있다. KB금융의 양종희 회장과 같은 액수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8억5000만원보다는 소폭 많은 액수다.
회장이 되면서 급여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앞으로는 급여 상승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회장의 급여는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회장의 보수가 처음 공개되기 시작한 건 2014년이다. 당시 김정태 전 회장이 받은 급여는 7억9100만원을 받았다. 9년이 흐른 지난해 기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급여가 9억원이다. 9년 사이 상승률이 13%대에 그친다.
이는 다른 금융지주 역시 마찬가지다. 일례로 신한금융의 경우 한동우 전 회장의 2014년 급여가 8억400만원이었다. 현재 급여가 8억5000만원으로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동안 급여는 5000만원밖에 오르지 않았다. 반면 상여는 다른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변동폭이 큰 편이다.
◇역대 최대 상여는 18억…장기 성과급은 지급 전 1년 유보 전임 회장과 비교하면 어떨까. 함 회장은 올해 회장 3년차를 맞았다. 2022년과 2023년의 보수를 살펴보면 급여는 전임과 비슷하지만 상여는 훨씬 적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회장 재직 시절의 장기 성과급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상여는 단기 성과급과 장기 성과급으로 구성된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마찬가지로 단기 성과급은 전년 경영 성과를 평가해 이듬해 1분기에 지급된다. 장기 성과급은 3년의 경영 성과를 평가해 1년의 유보기간을 거쳐 현금으로 지급된다.
함 회장은 지난해 회장 1년차인 2022년 성과에 대한 단기 성과급으로 4억3500만원을 받았다. 부회장 시절 단기 성과급은 3억원대였는데 앞 자리수가 달라졌다. 회장 재직 기간의 장기 성과급이 반영되기 시작하면 장기 성과급 역시 김정태 전 회장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회장은 2019년부터 물러난 2022년까지 10억~13억원 사이의 장기 성과급을 받아왔다.
회장의 보수가 공개된 이후 2014년 이후 회장에게 가장 많은 상여가 지급된 해는 2020년이다. 당시 김정태 전 회장이 18억원가량의 상여를 받았다. 단기 성과급은 4억5000만원으로 다른 해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장기 성과급이 13억4300만원으로 많았다.
반면 같은 기간 가장 상여가 적었던 해는 2017년의 4억5000만원이다. 당시는 장기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 하나금융이 이때부터 장기 성과급을 지급할 때 1년의 유보기간을 거친 뒤 현금으로 지급하기 시작해 1년의 공백기가 생겼다.
1년의 유보기간을 두는 이유는 추가 손실이나 비용의 발생, 감독당국의 제재, 내부 규정 위반 등 다양한 원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