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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인사 풍향계

그룹 첫 여성 CEO 임기 만료…계보 이어질까

조경선 신한DS 대표 연말 임기 끝, 3연임 기로…'여성 리더십' 강조한 진옥동 회장 의중 촉각

최필우 기자  2024-09-20 11:34:39
신한금융이 여성 CEO 선임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신한금융은 3년 전 그룹 사상 최초로 여성 CEO를 배출하면서 인사 관행을 새로 썼다. 당시 선임된 조경선 신한DS 대표(사진)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취임 후 줄곧 여성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중간 관리자 이상 직급에서 여성 비중을 늘려 인재풀을 확장하고 전행적 인사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건 금융권 트렌드이기도 하다. 여성 CEO의 존재가 구성원에게 진급 동기를 부여할 수 점에서 진 회장의 선택에 관심이 모인다.

◇조경선 대표, 임기 중 잇따라 실적 개선

조 대표는 현재 신한금융 산하 12개 계열사 중 유일한 여성 CEO로 재직하고 있다. 2022년 신한DS 대표로 취임해 2년 임기를 부여받았고 올해 임기는 1년 연장해 3년째 재직하고 있다.

조 대표는 고졸 행원으로 시작해 CEO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65년생인 그는 1983년 신한은행 공채 1기로 입행해 경력을 시작했다. 여성, 공채 1기라는 상징성만 갖고 있는 게 아니었다. 용산금융센터 지점장, 목동 하이페리온지점장, 일산 문촌지점장, 응암동지점장으로 근무하며 영업력과 리더십을 입증했고 스마트컨택본부장, 영업기획그룹장, 경영지원그룹장, 디지털개인부문장을 역임해 본점 경력도 쌓았다.

특히 스마트컨택본부장, 디지털개인부문장 시절 영업점 경험을 살려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붙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의 평가가 그룹 디지털 프로젝트의 중추 역할을 하는 신한DS 대표로 취임하는 데 결정적이었다.

신한DS 실적을 보면 조 대표 선임은 성공적 인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대표 취임 직전해인 2021년 신한DS는 순이익 41억원을 기록했다. 취임 첫해인 2022년 6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23년에는 80억원으로 취임 전 2배 수준의 연간 순이익을 올렸다. 그룹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역할도 착실히 수행했다.

◇유일한 여성 부행장 박현주 소비자보호그룹장 주목

조 대표가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의 추천을 받은 2021년 유일한 여성 부행장이었다는 점에서 올해도 신한은행 부행장단에서 CEO 후보가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신한은행의 유일한 여성 부행장은 박현주 소비자보호그룹장(사진)이다.

박 부행장은 그룹을 대표하는 여성 리더라는 점에서 조 대표와 공통점을 갖고 있다. 1965년생으로 동갑내기이고 1983년 입행한 공채 1기라는 점도 같다. 신한은행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쉬어로즈' 1기 과정도 함께 수료했다.

그는 후곡마을지점장, 중동지점장, 마케팅부장, 외환업무지원부장, 소비자보호본부장, 서부본부장을 거쳐 부행장이 됐다. 부행장이 되면서 앞서 거쳐간 소비자보호그룹을 이끌게 됐다. 은행권 내부통제 중요성이 커지는 시기 소비자보호본부를 이끌면서 진 회장의 '스캔들 Zero' 방침을 지키는 데 공헌했다. 라임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신한금융은 홍콩H ELS 불완전판매, CEO 사법리스크, 횡령 및 부정대출 사건에 휩싸인 경쟁사와 달리 안정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박 부행장은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발탁한 부행장이기도 하다. 진 회장은 2019~2022년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했다. 이 기간 임명된 부행장 중 현직으로 남아 있는 임원은 전필환 영업추진1그룹장, 정근수 GIB그룹장, 정용욱 영업추진4그룹장, 서승현 글로벌사업그룹장과 박 부행장 등 5명이다. 진 회장 발탁 인사들이 계열사 CEO 인선에서 약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박 부행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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