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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 주가 '밸류업' 시동에도 하락세 여전

두 달만에 주가 30% 하락…PBR 0.39배 그쳐 저평가 뚜렷

박완준 기자  2024-07-22 15:59:5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저평가와 사업 불확실성 기로에 선 종목이다'. OCI홀딩스 주가가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두 달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52주 최저가까지 떨어지자 시장에서 나온 평가입니다.

OCI홀딩스의 주가는 올 4월 12일 8만8000원에서 한 달 만에 10만원을 돌파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률 12%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진입에 성공한 데 이어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주가 부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OCI홀딩스 주가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이 유럽 지역으로 확전할 조짐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탔습니다. 미국이 유럽연합(EU)에 중국산 저가 수출품에 대한 공동 대응을 촉구한 5월 23일 OCI홀딩스 주가는 장중 7.1% 상승한 10만7700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6월부터 OCI홀딩스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6월 첫 거래일 9만5600원이던 주가는 이날 7만67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특히 투자 심리선이라 불리는 5~20일선 밑으로 하회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OCI홀딩스는 순자산 증액 대비 밸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저평가 상태에도 놓여있습니다. OCI홀딩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9배까지 낮아졌습니다. 지속된 주가 하락에 주가 밸류가 열위에 놓였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최근 3개월간 OCI홀딩스 주가 흐름표.
◇Industry & Event

OCI그룹의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올해 1분기 매출 8650억원, 영업이익 99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OCI홀딩스는 지난해 5월 지주사 체제로 재편됐기 때문에 지난해 1분기 실적과 직접 비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주력 사업인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 부진에도, 다른 계열사들의 선전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실제 OCI홀딩스의 자회사인 말레이시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법인 OCIM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12억원, 374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25.9%, 47.2% 줄었습니다.

공장의 정기 보수 영향으로 설비 가동률이 낮아져 생산량과 판매량이 줄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OCIM은 연간 3만5000t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OCIM의 평균 생산설비 가동률이 지난해 평균 95%에서 올 1분기 71%까지 낮아졌습니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향후 인공지능(AI) 데이터 서버의 확장으로 미국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며 "OCIM를 통해 공급하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수요에 발맞춰 가동률을 늘릴 것이며, 수익성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태양광 사업 지주사 OCI엔터프라이즈는 올 1분기 매출 532억원, 영업이익 4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습니다. 새만금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OCI SE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판매량 증가 및 평균 단가 상승 효과로 매출 905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Market View

시장에서 바라본 OCI홀딩스의 주가 전망은 어둡습니다. 올 2분기 미국 에너지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태양광 셀·모듈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판매량 조정까지 더해져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달부터 OCI홀딩스의 목표주가를 다시 살펴본 증권사는 세 곳입니다.
OCI홀딩스의 목표주가를 가장 많이 낮춘 곳은 현대차증권입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 채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32% 낮췄습니다. OCI홀딩스가 2분기 매출 1조342억원, 영업이익 993억원을 거둬 시장 컨센서스(매출 1조722억원, 영업이익 1244억원)를 하회할 것이라는 의견이 뒷받침됐습니다.

DS투자증권도 OCI홀딩스의 목표주가를 16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낮췄습니다. 양형모 연구원은 "중국의 심각한 공급 과잉으로 중국산 폴리실리콘 재고가 30만t 이상 누적된 실정"이라며 "판가도 지난해 9월 11~12달러에서 이달 5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업계 1위 업체인 다초(Daqo)도 2분기 적자가 예상된다"고 평가했습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키움증권은 미국 에너지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OCI홀딩스의 가치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다른 증권사와 다르게 투자의견을 '매수'보다 한 단계 낮은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을 제시했습니다.

목표주가는 11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하향했습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둘러싼 변동성과 신규 투자 불확실성을 고려했다”며 “당분간 글로벌 비교 그룹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OCI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황영민 부사장(사진)입니다. 황 CFO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는 태광시스템과 흥국생명보험·예가람저축은행 등 태광그룹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황 CFO는 2012년 OCI그룹 계열사 유니드 경엉지원본부장 부사장으로 영입됐습니다. 지난해 5월 OCI홀딩스 CFO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더벨은 OCI홀딩스의 주가 하락 원인과 부양 계획에 대한 대답을 듣기 위해 이날 황 CFO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직접적인 멘트는 얻을 순 없었습니다. 대신 OCI홀딩스의 IR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OCI홀딩스 IR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 배경에 대해 "최근 태양광 사업의 일시적인 부진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미국의 태양광 설치수요는 전망치를 계속 상회해 비중국 폴리실리콘의 판매량과 판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주가 부양 계획을 묻는 말에는 "올 하반기부터 중국의 공급과잉과 동남아 관세 정책 등 시장의 불확실성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올 9월까지 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선 "2026년까지 총 1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할 계획이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면밀히 검토해 추가적인 대응책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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