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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 리뷰

메리츠금융, 자본배치 효율 극대화 방점 찍었다

②장기 밸류업 방향성 설정, 내부투자 무게…초과자본수익 확보 관건

김소라 기자  2024-07-16 15:20:09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메리츠금융지주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세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밸류업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론 내년 사업연도까지의 밸류업 전략과 그 이후의 기업가치 제고 방법 간 차이 발생 가능성을 열어뒀다. 각 시점별 주요 경영 지표를 고려해 가장 유리한 방법을 취사선택하겠다는 방침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최근 밸류업 공시를 통해 장기 주주정책 방향성을 공개했다. 이는 오는 2026년 사업연도부터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5년까지의 주주환원 세부 계획은 이미 수립했다. 앞서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완전 자회사화하는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시장에 함께 발표했다. 금번 밸류업 공시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중장기 차원의 주주정책이 담겼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각종 경영 지표를 면밀히 판단해 각 시점에 맞는 최선의 밸류업 시나리오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황 진단을 토대로 유동적으로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에 맞는 세부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미리 주주환원비율을 50% 이상으로 설정해 둔 2025년까지의 주주정책과는 상반된다. 다만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두고 세부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2025년까지의 주주환원 계획 같은 경우는 매해 자기주식 매입·소각과 현금 배당 수익률 중 수치가 더 높은 쪽의 비중을 확대하는 식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며 "이후 사업연도부터는 각각의 변수 수익률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장 효율적인 자본 배치 매커니즘을 찾아 실현할 계획"이라 말했다.

구체적으로 '내부 투자' 변수가 무게감 있게 고려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자기주식 매입 및 배당 지급으로 전량 배정한 현재의 주주정책과 달리 향후 내부 투자에도 유의미한 자본을 분산 배치할 수 있다는게 메리츠금융지주 측 설명이다.

이는 내부 투자 수익률이 일반적인 주주환원 수익률 보다 높다는 가정이 전제됐을 때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경우 앞선 사업연도 대비 자기주식 매입 및 배당 지급 등 절대적인 주주환원 규모는 감소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내부 투자를 지렛대 삼아 주주가치 제고 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게 회사 측 입장이다. 아울러 내부 투자 수익률과 주주환원 수익률이 비슷할 경우에도 전자를 선택, 미래 영업 이익을 선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메리츠금융지주는 각종 경영 지표를 주요 판단 요소로 다룰 예정이다. 자본 평가 지표인 자본비용(COE, Cost of Equity)이 대표적이다. 이를 자본 효율성 판단 지표인 자기자본비율(ROE)과 비교해 자체 자본 여력을 판단, 주주정책 배정 금액을 결정하는 식이다. ROE와 COE간 차이가 클수록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른 환원 여력도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몇 년간 해당 지표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ROE에서 COE를 제한 수치가 최근 20%에 근접했다. 이 수치가 2019년 8.5%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2배 넘게 초과 자본 수익을 내고 있다.

배경으론 ROE 성장이 꼽힌다. 2019년 15%대였던 메리츠금융지주 ROE는 지난해 28%대로 상승했다. 이처럼 자본 지표는 꾸준히 개선되는데 반해 주요 투자 지표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대내적으로 밸류업 작업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실제 메리츠금융지주 투자 지표는 글로벌 피어그룹(경쟁업체) 대비 뒤지는 상태다. 지난 5개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4.7배에 그쳤다. 이 기간 미국 및 일본 주요 금융업체 평균 PER이 각각 13.8배, 11.4배로 집계된 것 대비 낮다.

결과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열위 상태다. 5개년 평균 PBR이 0.9배로 나타났다.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소각 작업에 착수한 2021년 PBR이 1.5배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근래 다시 하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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