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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정리 시나리오

제3후보 메리츠화재 등장, 입찰에 미칠 파장은

⑤MG손보 가격 상승으로 자본투입 증대효과…예보 공적자금 투입 부담 완화 효과도

강용규 기자  2024-08-09 07:44:22

편집자주

MG손해보험이 매각을 통해 새 주인을 찾는 데 연달아 실패했다. 재무건전성이 날로 악화하는 만큼 위탁경영을 맡은 예금보험공사의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어느새 청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으나 이 역시 매각만큼이나 쉽지 않은 길이다. MG손보의 경영 현황과 미래 시나리오 등을 살펴본다.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주도하는 MG손해보험 매각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앞선 입찰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제3의 원매자로 메리츠화재가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인수전 완주 가능성에 시선을 집중한다. 이번 경쟁입찰에서 매각이 마무리된다면 예보로서는 수의계약 전환에 따른 공적자금 투입부담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고 MG손보를 정리할 수 있다.

◇예상외의 재공고 입찰 흥행, 메리츠화재 왜 참전했나

예보에 따르면 앞서 7월31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MG손보 3차 매각의 재공고 입찰에서 총 3개사가 참여했다. 예보 관계자는 "입찰 참여사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다"며 "계약 이행능력 평가 및 예정가격 충족 여부에 대한 검토 등을 거쳐 낙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앞서 3월 MG손보의 3차 매각을 위한 공고문을 내고 예비입찰 절차를 개시했다. 당시 한국계 사모펀드(PEF)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PEF JC플라워가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두 곳 모두 7월 본입찰에는 나타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다. 이에 일각에서 MG손보의 청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예보는 빠르게 3차 매각의 재공고를 냈다.

당시만 해도 새롭게 입찰에 참여할 기업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았던 만큼 예보가 수의계약으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국가계약법상 예보의 부실금융기관 정리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돼야 하나 동일 차수에서 연속으로 유찰된 매물은 수의계약 방식의 매각이 가능해진다.

재공고 입찰이 예상과 달리 흥행하면서 수의계약 전환 가능성은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 기존에 예비입찰 단계까지 참여했던 2곳이 그대로 재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새롭게 등장한 제3의 원매자가 상위권 손보사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는 가용 정보를 충분히 분석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입찰에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리고 인수전에 참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메리츠화재는 삼성·현대·DB·KB와 함께 손보업계 '빅5'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올 1분기 말 자산총계는 39조2739억원으로 KB손보의 37조3403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자산 3조8997억원의 MG손보를 인수할 경우 43조6506억원의 현대해상이 가시권에 들어온다.


◇제3 인수후보 등장, 예보 부담 완화로 이어질까

이번 MG손보 3차매각 재공고 입찰은 예비입찰을 통해 예비인수자를 먼저 선정하고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는 앞선 3월의 3차 매각 첫 공고와 달리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의 '중도하차' 단계가 줄어든 만큼 이번 입찰에 참여한 3사의 인수 의지는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예보로서는 특히 메리츠화재의 깜짝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새로운 인수 후보의 등장으로 입찰 경쟁에 불이 붙는다면 그만큼 공적자금 투입의 부담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보는 앞선 3월의 입찰공고에서부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MG손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종 인수자의 자금 지원 요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예보는 5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투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재공고 입찰에서 경쟁이 성립하지 않아 MG손보 매각이 수의계약으로 전환 절차를 밟게 됐다면 예보의 공적자금 투입 부담 역시 더욱 커졌을 공산이 크다.

MG손보는 2024년 1분기 말 기준 가용자본 4040억원, 요구자본 9460억원으로 지급여력비율이 42.71%로 집계됐다.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맞추려면 가용자본이 1조150억원 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급여력 경과조치 적용 시 추가로 필요한 가용자본은 7588억원까지 줄어든다. 여기에 P&A(자산·부채 이전)방식의 매각을 통한 채무부담 완화 효과,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던 적정가격이 추가 경쟁자의 등장으로 높아질 여지 등을 고려하면 예보의 공적자금 투입 규모는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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