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엔씨소프트의 올 1분기 매출 대비 인건비가 50%를 돌파했다. 인건비 자체는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매출이 더 급감한 탓이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인건비율이 20~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고정비 부담이 상당히 커졌다.
여타 게임사들도 인건비율이 점진적인 상향세를 보이고 있다. 상당수는 인건비 증가와 함께 매출이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
◇엔씨소프트 인건비율 3년간 21.8%→47.3% 급등
현재 게임시장은 '3N-SK2'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전통 게임강호인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신흥강자인 SK2(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 가운데 넥슨은 일본 상장사이며 스마일게이트는 비상장사다.
이들을 제외한 국내 상장 게임사 4곳의 인건비율을 조사한 결과, 엔씨소프트가 올 1분기 연결기준 51.8%를 기록했다.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인건비란 뜻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엔씨소프트 매출은 3979억원, 인건비는 2060억원이다.
경쟁 게임사들의 인건비율이 20~30% 수준인 점과 비교할 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엔씨소프트의 인건비율은 2021년만 해도 21.8%였으나 2022년 34%로 오르더니 작년에는 47.3%로 치솟았다. 2022년에는 인건비가 8754억원으로 전년(5044억원)대비 73.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3088억원에서 2조5718억원으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인건비 자체가 늘어난데 반해 매출 증가는 소폭이라 인건비율이 급등했다.
작년과 올해 1분기 인건비율 급상승은 이와 다른 행보다. 지난해 인건비는 8421억원으로 2022년(8754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매출이 2조5718억원에서 1조7798억원으로 급감하면서 비율이 치솟았다. 올 1분기 역시 3979억원으로 전년 동기(4788억원)보다 감소했다.
인건비 등 비용절감을 위해 엔씨소프트는 분사 작업을 단행하고 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5월1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권고사직 이후 분사를 통해 본사 인원을 올해 말까지 4000명대 중반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권고사직을 진행한 데 이어 분사 계획까지 진행하면서 인원 감축을 이행 중이다.
◇넷마블, 30%대에 이른 인건비 조금씩 절감 중
넷마블은 매출 감소에 따라 인건비도 조금씩 줄이고 있다. 2021년 22.5%였던 인건비율은 2023년 29.7%로 올랐으며 올 1분기는 30.7%에 이르렀다. 다만 작년 1분기(31.1%)에 비하면 개선된 수준이다. 매출이 5854억원으로 전년 1분기(6026억원)보다 줄었지만 인건비도 1875억원에서 1795억원으로 감소했다.
크래프톤은 다소 들쑥날쑥한 스타일이다. 연결기준 인건비는 2021년 5120억원(매출 대비 27.2%)에서 2022년 3012억원(16.2%)로 줄었다가 2023년 4549억원(23.8%)로 다시 늘었다. 올 1분기는 1635억원(24.6%)로 전년 동기 1108억원(20.6%)보다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인건비 부담이 해마다 상승 중이다. 2021년 1538억원으로 매출 대비 15.2%였으나 2022년 2326억원(20.3%), 지난해 2413억원(23.5%)으로 증가했다. 올 1분기에는 633억원(25.7%)으로 작년 같은 기간(572억원, 23%)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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