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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모니터

시총 상위 10대 기업 보니…인건비율 1위는 네이버

매출 대비 20% 상회, 바이오·반도체 순으로 높아…현대차·기아 '한자릿수' 유지

원충희 기자  2024-07-04 15:26:06

편집자주

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국내 대기업들이 늘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인재 확보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ICT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권에 랭킹된 기업들도 전문인력과 개발자 확보에 항상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인건비 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

매출 대비 인건비 추이는 회사별, 업권별로 다소 차이를 보인다. 같은 반도체라도 삼성전자는 14%대를 유지하지만 SK하이닉스는 하락세를 탔다. 현대차와 기아는 6~7%대를 지키고 있으며 바이오 기업들은 10% 후반대로 상승세다. 네이버는 인건비율이 20%가 넘는다.

◇인력 확보 '안간힘' 삼바·셀트리온, 매해 치솟는 인건비율

THE CFO가 금융회사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매출 대비 인건비를 조사한 결과, 네이버가 20%를 웃돌고 있다. 인건비는 재무제표상 종업원급여와 퇴직급여, 주식보상비용(스톡그랜트 포함)과 복리후생비를 합쳐 계산했다.

*종업원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주식보상비용(스톡그랜트 포함)

네이버는 지난 수년간 코로나 등의 수혜로 사세를 키우면서 인건비 지출이 늘어왔다. 고급 개발자 인력을 대거 충원하면서 지난해 연결기준 인건비는 2조1759억원으로 전년(1조5272억원)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매출 대비 인건비는 각각 22.5%, 21.3%다. 올해 1분기는 아직 인건비를 산출할 만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네이버 다음으로 높은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인건비 총액은 작년 말 6936억원으로 조 단위를 넘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적지만 매출 대비 인건비율은 18%를 웃돈다. 특히 올 1분기에는 19.7%에 이른다. 시총 10위권에 든 동종기업 셀트리온 역시 비슷하다. 2022년 12.1%였던 인건비율은 지난해 14%, 올 1분기 16.1%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바이오 기업은 고연봉 연구개발 인력 수요는 많지만 수급이 잘 되지 않는 곳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인력 수급실태조사'에 따르면 바이오헬스 산업의 인력 부족 비율은 전체 인력 부족 산업군의 2위에 해당한다. 앞서 한국바이오협회가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경영 애로사항 2위로 '인력 확보'가 꼽혔다.

특히 후발주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산업 본산인 인천 송도에 자리잡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기존 바이오 기업과 인력쟁탈을 둘러싼 고소전이 불거지기도 했다.

◇작년 '호실적' 현대차와 기아, 인건비율 6~7%대 유지

반도체 업계도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는 곳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년 전부터 인재 확보에 집중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부족 인원은 2020년 1621명에서 2022년 1784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1년 약 5만4000여명의 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인건비율은 2022년 12.4%에서 지난해 14.7%로 치솟았다. 다만 올 1분기 들어서 14.1%로 다소 진정됐다. 작년에 반도체 불황으로 매출이 줄면서 인건비율이 올랐다. 반대로 SK하이닉스의 경우 2022년 17.6%에서 작년에 16.5%, 올 1분기 14.2%로 낮아졌다. 지난해 전 직원에게 120만원의 '위기극복 격려금'을 지급했음에도 수급조절을 위해 생산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인건비율도 같이 하락했다.

K-배터리의 대표격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인건비율이 들쭉날쭉하다. 2022년 9.2%였다가 지난해 7.9%로 하락하더니 올 1분기 11.7%로 올랐다. 인건비 자체는 2022년 2조3648억원에서 2023년 2조6574억원으로 늘었지만 매출이 25조원에서 33조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인건비율이 치솟은 것은 반대로 매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강성노조로 유명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인건비율이 한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7%대에, 기아는 6% 후반대에서 오르내리는 수준이다. 특히 작년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모두 하이브리드 차량(HEV) 판매 호조로 매출이 전년대비 14~15%씩 늘면서 인건비 상승폭을 웃돌았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인건비 상승율은 13.2%, 기아는 14.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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