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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케이블 특화 LS마린솔루션, 원가 핵심 '선박운용비'

영업비용 30% 비중 차지, 운송·시공에 필요한 '포설선' 운항 영향

박동우 기자  2024-03-21 15:14:30

편집자주

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해저케이블 시공에 특화된 기업 LS마린솔루션의 원가를 구성하는 핵심요소는 '선박운용비'다. 케이블을 운송하고 바다 아래에 설치하는 특수 선박 '포설선'을 도입해 운항하면서 발생한 비용이다. 지난해 2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연간 영업비용에서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영업비용 580억 중 선박운용비 200억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LS마린솔루션의 매출원가는 508억원이다. 2022년 425억원과 견줘 19.5%(83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판매관리비는 69억원으로 전년대비 동일한 규모를 유지했다.

작년에 단연 많은 금액이 발생한 비용은 선박운용비다. 195억원으로 2022년 165억원보다 18.2%(30억원) 많다. 수주 부진을 겪던 2021년 당시 127억원과 비교하면 53.5%(68억원) 늘었다. 선박운용비는 영업비용의 30% 안팎 수준을 유지해 왔고 2023년에는 33.8%로 나타났다.


LS마린솔루션의 모회사 LS전선 관계자는 "선박운용비는 해저케이블 가설에 필요한 포설선 등을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포설선은 케이블을 적재하고 바다 밑에 설치하는 특수 기능을 갖췄다. LS마린솔루션이 해저 전력·통신 케이블의 시공과 유지보수에 특화된 기업인 만큼 주력사업을 수행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선박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LS마린솔루션의 수익성은 해저케이블 설치선의 가동률에 따라 결정된다"며 "선박 한 척의 가동일수가 하루 감소한 약 1억~2억원의 매출이 감소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2020년 '리스폰더' 호에 불이 나면서 못 쓰게 되자 LS마린솔루션(당시 KT서브마린)은 시공능력에 제약을 받았다. 이 때문에 다음 해인 2021년 매출은 전년대비 42.7% 급감한 299억원에 그쳤다.

◇매출원가율 '100→70%' 하락, 실적 증대로 비용 증가분 상쇄

현재 LS마린솔루션이 보유한 해저케이블 설치선은 3척으로 △세계로(8323톤) △미래로(1999톤) △GL2030(8030톤) 등이 있다. 특히 GL2030은 LS전선이 바지선을 사들인 뒤 개조한 포설선으로 2023년 2월 LS전선 자회사인 GL마린에 390억원을 주고 도입했다.


여세를 몰아 올해는 최대 2000억원을 집행해 1만톤급 포설선을 도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변동비인 선박운용비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LS마린솔루션은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는 수준의 매출 우상향을 이뤄내 수익성을 증진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매출 증대로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는 전략은 지난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23년 매출원가율은 71.8%로 2022년 매출원가율 99.3%와 견줘보면 1년 만에 27.5%포인트(p) 하락한 결실을 얻었다. 영업수익이 428억원에서 708억원으로 65.4%(280억원) 불어난 덕분이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가 늘어난 금액 83억원보다 영업수익 증가분이 훨씬 많았다.


LS마린솔루션은 매출을 꾸준히 늘리는 기반을 조성하는 취지에서 수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이완, 베트남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염두에 뒀다. 올해는 전년 대비 40% 넘는 1000억원 이상을 2024년 매출 목표로 설정했다. 2022년에 시공권을 따낸 '전남 해상풍력 1단지 해저케이블 건설' 프로젝트 대금 580억원을 매출로 인식하는 점 등이 주요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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