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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스톡그랜트 활용법

자사주로 임직원 상여금 지급…지급 규모만큼 자기주식보상비용 인식

박서빈 기자  2024-01-15 15:16:10

편집자주

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카카오가 자기주식을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증여'다. 지난 1년 동안 약 18만주의 자사주를 임직원에 지급했다. 상여금을 현금으로 주는 관행에서 벗어난 행보로, 자사주를 활용해 임직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1일 임직원 상여금 지급을 목적으로 한 자기주식 처분을 결정했다. 처분예정주식수는 보통주 5729주로, 처분예정금액은 3억3915만원이다. 카카오의 자사주가 상여금 지급 대상 임직원의 주식 계좌로 이체되는 방식이다.


이는 카카오가 자주 애용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월 1981주, 2월 1242주, 3월 9만8167주, 5월 468주, 6월 4908주, 7월 1만3871주, 11월 6만2766주. 작년 1년 동안 7차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총 18만1693주의 임직원의 성과금 지급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했다.

물론 상여금을 자사주로만 지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사주 또는 현금으로 지급이 가능하다. 물론 자사주로 상여금을 지급할 경우에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다만 자사주 활용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다. 임직원이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인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톡옵션과 달리 임직원 개인의 현금 유출 없이 바로 주식 소유권이 이전된다는 점에서 보상효과가 보다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유능한 인재 영입이 치열한 IT 업계에서 보상제도로 보다 유용한 셈이다. 일명 스톡그랜트로 불리는 이 제도는 네이버에서도 자주 활용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주요사항보고서(자기주식처분결정) 일부 발췌

카카오는 이번 자사주 지급과 관련해 우수 인재의 유지 강화를 위해 장기 인센티브 계약을 맺고 있다고 언급했다. 임직원 개인별로 지급기준일의 계약이 상이하기는 하지만, 특정 기간까지 근무할 경우 자기주식 또는 현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카카오의 비용 부담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자사주를 지급하는 것이라 현금 흐름에 잡히지 않지만, 이를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상여금 지급 수단이 현금이 아닐 뿐이지 자사주 지급도 회사 입장에서는 인건비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자사주 지급 시 회사는 지급 시점의 종가를 기준으로 손익계산서에서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가령 카카오가 3억 규모의 자사주를 임직원에게 지급하면, 해당 규모만큼 주식보상비용에 반영하는 식이다. 그 외에 자사주 취득 원가보다 지급 당시 시세가 높다면, 자기주식 취득원가와 현재 시가의 차액을 자기주식처분이익으로 재무상태표 상 자본에 반영해야 한다.


지난해 9월 말 누적 기준 카카오의 영업비용은 5조6188억5027만원으로, 이 중 주식보상비용은 772억50만원이다. 그 외 급여가 1조331억3310만원, 퇴직급여 775억8144만원, 복리후생비 1785억0491만원, 여비교통비 158억3517만원 등을 나타냈다.

다만 자기주식보상비용 전체 규모를 임직원 스톡그랜트 규모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스톡그랜트 비용 외 스톡옵션 비용도 포함된다. 임직원의 스톡옵션 행사를 대비해 이를 영업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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