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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판관비 상승 배경엔 대규모 '희망퇴직'

은행 퇴직비용 743억원 인식 …일회성 비용 발생에 판관비 1년 새 11.2% 증가

박서빈 기자  2023-10-30 15:27:48

편집자주

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신한금융그룹의 전사적인 고비용 구조 개선 노력에도 판매관리비(판관비)가 상승했다. 신한은행에서 '희망퇴직' 비용이 743억원 발생했다. 인력 효율화를 위한 희망퇴직에서 예상보다 많은 인력이 조직을 떠났다.

이에 따라 주요 경영효율성 지표인 총영업익경비율(CIR·Cost Income Ratio)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CIR은 은행이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 등으로 벌어들인 총 영업이익 중 판관비로 지출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판관비 60% 차지하는 인건비

신한금융이 판관비 절감에 역량을 본격적으로 쏟기 시작한 해는 2012년이다. 2011년 초만 하더라도 40% 안팎 수준을 나타내던 CIR이 그해 말 45%를 기록한 뒤, 2012년 말 CIR이 47.3%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판관비 감축을 위해 사용한 전략은 인력 구조 효율화였다. 종업원관리비용, 감가상각비, 광고선전비, 제세공과, 용역비 등으로 구성된 판관비에서 인건비가 65% 이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는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예대마진 중심의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한 수익성 개선 만으로는 경영 효율성 지표인 CIR을 상승시키는 데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신한금융은 희망퇴직 제도를 활용해 인력 구조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50%대를 웃돌던 CIR은 2017년부터 40%대로 하락했다. 순이자마진(NIM·Net Interest Margin) 하락 최소화도 CIR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예상보다 많은 인력 조직 이탈

다만 올해는 예상보다 많은 인력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며 일회성 비용이 늘었다. 신한은행이 2023년 제7차 인사위원회를 열고 확정한 하반기 희망퇴직자만 232명이다. 2021년 진행했던 하반기 희망퇴직자 130명의 2배에 달하는 인원이다. 올 1월 희망퇴직을 신청한 390명을 더하면 그 수는 622명으로 늘어난다.

신한금융이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대상은 부부장(Ma)급 일반직과 전문직, 기술직 중 1968년 이후 출생 직원이다. 이 외에 1983년 이전 출생 직원 중 4급 이하 직원 중 일반직·전문직·기술직, 사무인력 등이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종업원관리비용은 2조650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259억원) 대비 9.3% 증가했다. 이 중 명예퇴직급여는 같은 기간 11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억원) 대비 1127억원 늘었다.

이밖에 디지털·ICT(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자본성 투자 등으로 감가상각비가 같은 기간 5453억원으로 전년 동기(4775억원) 대비 14.2% 증가하면서, 전체 판관비는 같은 기간 4조30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조8700억원) 대비 11.2% 증가한 수치다. 광고선전비만 같은 기간 1843억원으로 1년 새 7.6% 줄었다.

이에 신한금융의 올 3분기 누적 CIR은 전년 동기(38.5%) 대비 소폭 상승한 39.2%를 기록했다. 은행 희망퇴직 효과를 제외하면 CIR은 38.2%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감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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