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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 BNK회장, 자사주 추가 매입…'밸류업' 진심 통할까

올해 두 차례 걸쳐 2만주 매수, 상반기 주가 18% 상승…'시중은행·인뱅' 견제 극복 관건

최필우 기자  2024-07-02 15:32:41
빈대인 BNK금융 회장(사진)이 자사주 추가 매입에 나섰다. 올 상반기 1만주를 매입한 데 이어 하반기를 앞두고 1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상반기에 경영진 전원이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 경영을 표방했다면 이번엔 지주 회장으로 하반기 추가 밸류업 의지를 드러내는 차원이다.

BNK금융은 빈 회장을 중심으로 주주환원 강화 노력을 기울이고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을 받으면서 올 상반기 주가를 약 18% 끌어 올렸다. 하반기 주가는 시중은행, 인터넷은행의 견제를 극복하는 데 달렸다는 평이다. 기업금융, 가계대출 성장성을 확인해야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낙관할 수 있다.

◇상반기 이어 하반기도 밸류업 초점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빈 회장은 지난 1일 자사주 1만주를 장내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8190원으로 8190만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한 셈이다. 빈 회장은 지난 2월에도 자사주를 1만주 사들인 바 있다. 올해 매수로 빈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5만1885주까지 늘어났다.


권재중 BNK금융 부사장도 6월 말 기준으로 1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지난 2월 70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총 자사주 규모를 1만7000주로 늘렸다. 권 부사장은 빈 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로 BNK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빈 회장과 함께 BNK금융의 밸류업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빈 회장은 BNK금융 밸류업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사상 최초로 자사주를 소각한 게 대표적이다. 또 상장 은행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개인투자자에게 비공개됐던 분기 기업설명회(IR)를 공개 전환하며 주주 소통을 강화했다. 지난 5월에는 5년여 간 명맥이 끊겼던 해외 IR을 재개했다.

자사주 매입도 책임 경영을 표방해 주가를 부양하는 차원이다. 빈 회장은 지난 2월 자사주 1만주를 매수했다. 이때 빈 회장을 포함한 지주 경영진 9명이 각각 5000~1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이며 밸류업 의지를 밝혔다. BNK금융은 올 상반기 주가 18% 가량 끌어올리며 나쁘지 않은 밸류업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빈 회장이 자사주 추가 매입에 나선 건 추가적인 밸류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두자리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만족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5년 주가 상승률은 약 14%로 올 상반기 주가 상승률보다 낮다. 지주 회장과 CFO의 추가 자사주 매입으로 하반기에도 밸류업에 공을 들일 태세다.

◇대출 자산 리밸런싱 경과 촉각

BNK금융은 지난 3월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 12%를 기록했다. CET1비율은 주주환원 규모 산정 근거가 되는 지표다.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CET1비율을 개선해야 배당 성향을 강화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키울 수 있다.

다만 BNK금융은 수익성 개선이 녹록지 않은 구도에 놓여 있다. 지난 1분기 원화대출 성장률이 0.51%에 그치고 위험가중자산(RWA)은 오히려 0.54% 감소했다. 지나친 대출 성장은 주주환원 여력을 축소시키지만 성장 정체가 길어지면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 강화 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진다.

기업금융과 가계대출에서 각각 시중은행, 인터넷은행과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게 성장 정체 요인으로 꼽힌다. 시중은행이 기업금융 과당 경쟁을 펼치면서 BNK금융 영업 권역인 부산·경남 지역까지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지역 고객이 편의성을 갖춘 인터넷은행 사용을 늘리면서 가계 대출 성장을 도모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BNK금융은 대출 자산 리밸런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기업과 가계 부문에서 수익성을 갖춘 자산을 선별하고 영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빈 회장과 권 부사장이 추진하는 밸류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자산 리밸런싱을 통한 재무 지표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전국 단위 영업에 힘을 싣고 인터넷은행 성장세에도 탄력이 붙으면서 지방은행의 입지가 좁아지는 추세"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해야 주주환원 확대와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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