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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유코카캐리어스, 현대차·기아와 '22년 동행'

①현대차·기아 '지분 20%' 지속 보유…안정적 매출처 확보로 연매출 3조 돌파

양도웅 기자  2024-05-29 14:28:36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유코카캐리어스가 현대자동차·기아와 22년간의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자동차 운송업을 영위한다. 현대차그룹 내 같은 사업을 하는 현대글로비스가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현대차·기아는 유코카캐리어스 지분을 보유하며 지속해서 차량 운송을 맡기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2002년 설립됐다. 노르웨이 선사인 빌헬름센(Wilhelmsen), 스웨덴 선사인 발레니우스(Wallenius), 그리고 현대차와 기아가 출자해 지분을 각각 40%, 40%, 12%, 8%씩 가져갔다. 최초 자본금은 5000만원이었으나 곧바로 증자해 1100억원으로 키웠다.

설립 목적 중 하나는 당시 유동성 위기를 겪던 현대상선(현 HMM)의 자동차 운송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것이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사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인수대금 약 1조8000억원을 마련했다. 이 돈은 현대상선이 상환 자금을 마련하고 부채비율을 떨어뜨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현대차·기아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보유한 덕분에 유코카캐리어스의 성장은 설립 때부터 예고됐다. 설립 이듬해인 2003년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2008년 매출 2조원대에 진입했다. 2023년에는 10년 넘게 넘지 못하던 매출 3조원대를 최초로 돌파했다.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26%일 정도로 수익성도 높았다.

설립 첫해 1조8612억원이던 자산은 지난해 말 4조6758억원으로 151%(2조8146억원) 커졌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74%, 유동비율은 197%로 재무구조와 단기상환 능력 모두 준수한 편이다. 전체 자본에서 이익잉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2%로, 오랫동안 높은 수익성을 보인 까닭에 자본의 질도 우수하다.

지배구조는 설립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2017년 빌헬름센과 발레니우스가 통합했으나 빌헬름센과 발레니우스가 지분 40%씩 보유한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발레니우스 로지스틱스 AB'가 보유한 지분이 '빌헬름센 라인 말타'로 양도된 것으로 보이나 양사가 통합된 점을 고려하면 지배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현대차·기아도 22년간 도합 지분 20%를 유지하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에 출자하기 1년 전인 2001년 운송과 물류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로지텍(현 현대글로비스)을 설립했고, 차량 운송 업무를 현대글로비스에 꾸준히 의존하고 있지만 유코카캐리어스와 동행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유코카캐리어스가 현대차·기아로부터 올린 매출은 약 7463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약 24%다. 설립 때보다 현대차·기아발 매출은 늘었으나 비중은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은 리스크 헤지 목적으로 다수 운송업체와 계약을 맺는다"며 "현대차와 기아도 특정 업체에만 운송 업무를 맡기는 건 위험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국내외에 총 8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자회사는 중국 베이징에 설치한 현지 법인이 유일하다. 베이징법인은 연간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럽향 차량 운송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미와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로 차량과 중장비, 일반화물 등을 실어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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