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철강수요 감소, 건설경기 불황, 중국발 공급과잉,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으로 국내외 철강업체들이 돌파구 마련에 분주한데요. 한국과 일본의 대표 철강기업들은 다른 방향으로 불경기를 극복하려 하는데요. 일본제철(Nippon Steel)은 미국 US스틸 인수를 통한 철강 생산체제 확대, 포스코는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양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대규모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죠.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는데요. 연결기준 매출액 18조520억원, 영업이익 583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9%, 17.3%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글로벌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업별 본원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체질개선 노력을 지속하려 투자예산 10조8000억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023년 투자계획(11조3000억원)보다 감소한 수치이긴 하나 전년 연결 영업현금흐름(6조1576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죠. 이에 따라 1조원 이상의 원가절감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을 활용해 제철소 공정을 자동화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면서 가공비를 극단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포스코그룹은 중국업체 공세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 철강사업의 한계를 넘기 위해 신사업에 눈을 돌렸습니다. 양극재를 비롯한 2차전지 소재인데요. 화학소재 계열사였던 포스코케미칼을 포스코퓨처엠으로 바꾸고 적극 지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도 대폭 늘었는데요. 2021년 2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6조8000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 등 자본적지출(CAPEX)도 3조5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으로 늘어났고요.
중국 철강사들의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주의 대두에 시달리는 것은 일본 철강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일본제철도 돌파구 찾기에 여념이 없죠. 일본제철의 2023년 4분기 매출액은 2조2900억엔(약 20조원)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948억엔(약 1조7000억원)으로 11.4% 감소했습니다.
원재료와 철강재 가격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영향으로 아시아 주요 철강사들의 마진이 급격히 악화됐고 일본제철 또한 스프레드 축소로 회계연도 하반기(2023년 10월~2024년 3월) 영업이익은 상반기 대비 감소할 전망입니다.
일본제철은 포스코와 달리 해외업체 인수에 나섰습니다. 미국 US스틸이 매물이죠. 이를 위해 일본 3대 은행(미쓰이스미토모, 미쓰비시UFJ, 미즈호 파이낸셜)과 총 160억달러(약 21조원)의 대출약정을 맺었습니다. 비록 US스틸 인수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대선 후보자 등 유력 정치인들의 공식적인 반대 입장에 부딪힌 상황이죠. 미국의 국적 철강사 같은 US스틸의 주인은 미국인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올해 글로벌 철강 1억톤 생산체제 구축 목표의 일환입니다. 미국 US스틸 인수를 마무리한 뒤 아르셀로미탈과 합작 일관제철소인 AM/NS인디아 증설, 2022년 인수한 태국전기로 거점을 활용한 아세안 사업 심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죠.
이진우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US스틸 인수를 통해 대미협력 확대, 경제안보, 중국 견제 등 일본 국가차원의 전략에 부응하고 미국 시장에서의 위상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포스코가 2차전지 소재사업 등 비철강사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했다면 일본제철은 철강사업의 해외거점 확대를 통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