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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수금 모니터

SK에코플랜트, SK하이닉스 준공에 공사비 회수 '순풍'

매출채권 절반 감소, 연체 채권 증가 '옥에 티'…환경·에너지 전환 과도기

신상윤 기자  2024-04-30 15:38:48

편집자주

건설업계에 미수금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분양이나 발주처 미지급 등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갈등 탓에 미수금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기초체력이 남아있는 대형건설사들에게도 이미 수조원대 미수금이 쌓였다. 돈이 돌지 않으면 건설사의 리스크도 커진다. 더벨이 건설사 미수금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SK에코플랜트가 환경 및 에너지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건설업은 여전히 중요 매출원이다. 지난해 매출액 9조원 가운데 건설업이 차지하는 규모만 6조원에 달한다. 주택과 토목, 플랜트 등 주력 건설사업의 미수금 관리는 재무적 측면에서 SK에코플랜트 현금흐름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란 것이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는 공사비 회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매출채권과 미수금의 규모를 전년 대비 3분의 1가량 줄였다.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과 미수금의 규모가 24% 수준으로 다소 크지만 SK에코플랜트의 주력 사업의 중심축이 건설이 아닌 환경과 에너지로 전환되는 시점인 만큼 과도기적 상황으로 풀이된다.

◇전년 대비 매출채권 절반 수준, SK하이닉스 준공 영향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매출채권은 6561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49.6% 줄었다. 매출채권과 별개로 인식하는 미수금을 포함하면 같은 기간 33.6% 감소한 1조1251억원으로 집계된다. 전년 말 1조70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줄어든 셈이다.

SK에코플랜트의 공사비 회수와 관련한 지표를 비교하려면 별도 재무제표를 봐야 한다. 다른 건설사와 달리 최근 몇 년간 환경 및 에너지 사업에 진출하면서 인수합병(M&A)한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자회사로 묶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SK에코플랜트의 매출채권은 1조5756억원에 달한다. 미수금을 더할 경우 2조원을 웃돈다.

2021년 말 별도 기준 1조2770억원에 달했던 매출채권과 미수금은 이듬해 말 1조7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절반 가까운 매출채권이 감소하면서 미수금과의 총계를 1조1251억원으로 줄였다. SK그룹의 SK하이닉스 매출채권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말 SK하이닉스와 매출채권으로 △M16 PH-1(3248억원) △M15 PH-2(2536억원) △M16 PH-2(556억원) 등을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와의 해당 매출채권 가운데 M16 PH-1는 전액 회수했고 M15 PH-2와 M16 PH-2는 각각 212억원과 286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SK에코플랜트가 전년도 매출액 5% 이상의 계약 가운데 매출채권 변화도 크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는 38건의 프로젝트에서 매출채권 3089억원을 인식했다. 전년 40건 계약 중 매출채권 규모가 1조440억원을 넘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 주요 프로젝트에서 공사비 회수가 이뤄진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 비중 20%대 수준, 연체 채권 관리 '관건'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SK하이닉스 공사비를 상당 부분 회수하면서 매출채권을 크게 줄였다. 다만 매출액과 비교하면 비중이 작지 않다. 2021년 매출채권과 미수금의 총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9% 수준이었다. 이듬해 27.4%까지 증가했으나 지난해 24.4%로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사업의 중심축이 환경 및 에너지 등 신사업으로 전환하고 있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SK에코플랜트가 신규 사업에 진출하기 전인 2019년까진 매출채권과 미수금의 총계는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웃돌았다.


관건은 매출채권 등의 회수 기간 관리와 연체 채권 규모를 줄이는 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말 매출채권(미청구공사 포함) 가운데 만기를 넘긴 연체 채권이 37.4%를 기록했다. 전년 말 23%에 그쳤던 연체 채권 비중이 14.4%포인트 증가했다. 연체되지 않은 채권의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은 가운데 연체 채권이 증가한 점은 옥에 티로 꼽힌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하이닉스 프로젝트가 준공되면서 매출채권 상당 부분이 줄었다"며 "연체 채권은 소송이나 발주처 상황 및 정산 협의 등의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고 있으나 정상적으로 수금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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