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의 매출 대비 공사미수금 규모는 업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다. 미청구공사와 대여금 및 기타채권 미수금을 합산해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그친다. 다만 예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준인 만큼 공사미수금 및 미청구공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요 사업장 중 공사미수금이 발생한 사업지는 모두 건축부문 소속으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는 토목과 건축 사업지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비서울 주택 사업장 위주로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가 발생하고 있는 모양새다.
◇수익 중 공사미수금·미청구공사 비중, 2017년 이후 처음으로 20% 상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공사미수금은 273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32%로 업계 내에서는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2020년 1064억원이었던 금호건설의 공사미수금 규모는 2021년 1317억원으로 증가했으나 2022년 1082억원으로 다시 안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공사미수금 규모가 전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하면서 2020년대 들어 처음으로 매출 대비 공사미수금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미청구공사 규모도 전년 대비 확대됐다. 2023년 미청구공사는 1861억원으로 전년(1409억원) 대비 32.08% 늘었다. 2020년(1519억원)과 2021년(1804억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미청구공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39%다. 전년(6.88%) 대비 1.51%포인트(p) 증가했다.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72%로 나타났다. 2022년 수치가 12.16%였음을 감안하면 1년새 8.56%포인트(p) 급증했다. 매출에서 외상값이 차지하는 규모가 70%나 늘어난 셈이다.
두 수치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돌파한 것은 2017년(23.5%) 이후 처음이다. 직전 건설부동산 경기침체가 극심했던 2014년에는 해당 수치가 27.3%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관련 대손충당금은 거의 적립하지 않고 있다. 금호건설의 매출채권 4654억원 중 공사미수금 관련 비유동매출채권은 150억원으로 전액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나머지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는 모두 유동 매출채권으로 분류했다. 회계상으로는 1년 이내에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 전액을 회수할 수 있다고 공시하고 있는 셈이다.
대여금 및 기타채권 관련 미수금도 꾸준히 증가세다. 2020년 647억원에서 2021년 697억원, 2022년 801억원, 2023년 94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 대비 비중은 4.36%를 기록하며 2020년대 들어 처음으로 4%대를 돌파했다.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 대여금 및 기타채권 관련 미수금의 합은 5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치는 5561억원으로 전년(3292억원) 대비 68.92% 증가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07%에서 25.08%로 확대됐다.
◇건축 부문서 대거 발생, 포천·파주·인천 등 분양경기 침체 지역 주택을 주력으로 하는 건축 부문에서 대부분의 공사미수금이 발생했다. 계약금액이 전기 매출의 5% 이상인 24개 사업장에서 발생한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는 총 2468억원이다. 공사미수금 1603억원과 미청구공사 865억원으로 구성됐다.
공사미수금은 전액 건축 부문에서 발생했다. 사업장별로는 △경기도 포천 공동주택 319억원 △파주 재개발사업 300억원 △인천 주거환경개선사업 254억원 △안성 민간임대주택 253억원 △울산 공동주택 19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모두 주택경기 침체로 인해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들이다.
미청구공사는 토목에서 451억원, 건축에서 414억원 발생했다. 토목 관련 미청구공사는 동북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407억원, 구미천연가스발전소 43억원 등으로 정부 및 공공기관 발주사업인 만큼 무난한 회수가 전망된다.
반면 건축 관련 미청구공사는 상황이 다르다. 100억원 이상 발생한 사업지로는 수원고색2지구 오피스텔 165억원, 안성 당왕지구 민간임대주택 158억원 등이 있다. 상품성이 낮거나 분양이 불가능한 상품들이다. 특히 수원 오피스텔의 경우 금호건설이 책임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 612억원에 대한 채무를 인수한 상태다.
기타 사업장에서는 공사미수금 1130억원과 미청구공사 997억원이 발생했다. 소규모 현장은 대형 현장 대비 상품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들 사업장에서 발생한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의 회수 난이도는 낮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말 다수의 준공이 몰리면서 기성 지급일자 시점 차이가 발생함에 따라 공사미수금 및 미청구공사가 증가했다"며 "공정관리를 통해 공사비와 투자금 등을 회수하고 단계별 채권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