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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수금 모니터

DL건설, 준공 물류센터 공사비 회수 '속도'

총액 2900억, 증가율 10%대 '양호'…진행률 100% 현장, 미수금 해소 '총력'

정지원 기자  2024-04-29 15:29:09

편집자주

건설업계에 미수금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분양이나 발주처 미지급 등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갈등 탓에 미수금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기초체력이 남아있는 대형건설사들에게도 이미 수조원대 미수금이 쌓였다. 돈이 돌지 않으면 건설사의 리스크도 커진다. 더벨이 건설사 미수금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DL건설의 공사미수금은 연 매출의 10%대 수준이다. 지난해 말 미수금 총액이 2900억 수준으로 전년 말 대비 증가하긴 했지만 외형 성장을 고려하면 적정 수준이라는 평가다.

다만 포트폴리오상 일반건축 비중이 높아 공사비 협상 등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대표적으로 물류센터를 꼽을 수 있다. 건설이 끝났지만 수백억원대 미수금이 쌓인 곳도 나타났다. 올 초부터 본격적인 회수를 통해 미수금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미수금 2900억, 미청구공사 5700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L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미수금 채권 총액은 2889억원이다. 전년 말 2273억원보다 616억원, 16.9%가량 증가했다. 공사미수금, 분양미수금, 미수금, 장기미수금 등을 합산한 수치다.

유형별로 나눠보면 공사미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7.7%로 가장 컸다. 공사미수금은 1955억원으로 전년 말 1420억원에 비해 37.7%가량 늘었다. 공사미수금의 증가가 전체 미수금 상승을 견인했다.

나머지는 미수금 797억원, 장기공사미수금 98억원, 장기미수금은 39억원이 포함됐다. 모두 전년 말 대비 증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분양미수금은 발생하지 않았다.


DL건설의 미수금은 사업 확장에 따라 꾸준히 증가했다. 가장 상승폭이 컸던 시점은 2020년이다. 미수금은 2019년 말 1018억원에서 2021년 말 1981억원으로 94.6% 정도 늘었다. 당해 7월 삼호가 고려개발을 합병하면서 대림건설로 사명을 변경했다. DL건설 이름은 2021년 3월 갖게 됐다.

지난해 미수금 증가율은 전년 대비 30%대를 기록했지만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매출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아직 적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DL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4300억원을 벌어들였다. 미수금은 연 매출 11.9% 정도에 그친다.

미청구공사는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말 2847억원을 기록해 전년과 비교했을 때 14.7% 감소했다. 미수금과 미청구공사를 합산하면 5736억원 수준이다. 전년 말 561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DL건설은 미수금별로 리스크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규모가 가장 큰 공사미수금에 대해서는 12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잡았는데 채권 총액 대비 설정 비율은 6.4%로 낮은 편이다. 장기미수금의 회수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대손충당금 36억원으로 설정 비율 93.3%에 달한다.

◇공사 마친 물류센터 현장, 미수금 700억 발생

DL건설의 미수금은 규모와 증가율 면에서 모두 양호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포트폴리오가 건축주택과 토목으로만 양분돼 있다. 여기에 공사비 인상 난이도가 높은 일반건축 비중도 큰 편이라 향후 미수금 회수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DL건설의 주요 미청구공사 및 미수금 발생 사업장들을 살펴보면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데이터센터 등 건축공사가 다수 눈에 띈다. 특히 전국적으로 과잉 공급 상태인 물류센터 공사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공사가 끝났지만 미수금이 쌓여 있는 물류센터 공사가 3건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안양물류센터 재건축사업에 328억원, 인천석남동 복합물류센터 신축사업에 270억, 인천항동 드림물류센터 신축공사에 97억원의 미수금이 잡혀 있다.

이 중 안양물류센터와 인천항동 드림물류센터 공사의 경우 미수금 전액 회수 가능성이 높다. 안양물류센터의 경우 올 1분기 중 200억원대 공사비를 받았고 2분기 중 나머지 100억원대 미수금을 회수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인천항동 드림물류센터도 2분기 들어 공사비가 입금되고 있다.

아직 공사 중인 현장에는 미청구공사가 잡혀 있다. 시화 MTV 물류센터 개발사업 100억, 인천 도화물류터미널 신축공사 312억, 양산북정물류 76억 등이다. 이들 사업장은 모두 공정 진행에 따라 공사비 청구가 이뤄지고 있다. 공사비 수금도 원활해 미수금이 쌓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외 e편한세상 덕정역 더스카이가 준공됐지만 미수금 121억원을 돌려 받지 못한 상태였다. 입주가 이뤄지면서 90억원대 회수를 마쳤고 잔액 약 30억원은 2분기 상가분양에 따라 전액 회수될 예정이다.

또 천안성성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의 경우 올해 1월 공사를 마쳤다. 지난해 말 미청구공사 356억원 규모였지만 준공 후 처구가 이뤄지면서 400억원대 공사비가 미수금 전환했고 현재 회수가 이뤄지고 있다.

DL건설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사업장들에 대한 증액 공사를 진행하며 미수금이 발생한 경우가 많다"며 "보유 현금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각 사업지별 지속적인 수금 활동을 전개해 빠른 시간 내에 잔존 미수금을 해소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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