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S화학은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의 합작사다. 4년간 부탄(C4)·프로판(C3) 공장을 건설하는데 누적 7200억원을 집행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계속 이어왔다.
생산시설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현금창출력이 살아났다. 처음으로 이익을 실현했는데 2020년 창사 이래 첫 흑자 사례다. 영업현금흐름도 유출에서 '유입'으로 전환되며 설비투자가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2023년 말 별도기준으로 롯데GS화학의 영업이익은 17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2865억원의 6.2% 규모다. 회사가 출범한 2020년 이래 줄곧 적자가 이어진 가운데 첫 흑자를 실현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342억원으로 매출과 견줘보면 11.9% 되는 금액이다. 순이익률은 2022년 마이너스(-) 1.1%에서 2023년 12.8%로 13.9%포인트 상승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22년 216억원 유출에서 지난해 217억원 유입으로 바뀌었다.
롯데GS화학은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가 함께 출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증자를 거치면서 납입 자본금은 3800억원까지 늘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롯데케미칼이 51%, GS에너지가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실적이 개선된 건 전남 여수 산업단지에 자리잡은 공장의 상업생산이 궤도에 오른 대목과 맞물렸다. 2022년 7월부터 연간 21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캐파)을 갖춘 부탄(C4) 유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C4 유분은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BD)과 인조 대리석 원료(TBA)를 제조하는데 활용된다.
공장 생산이 탄력을 받으면서 C4 유분 등 제품 판매로 확보한 수익이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250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2022년 1164억원의 2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금호석유화학(834억원) △GS칼텍스(608억원) △롯데MCC(441억원) 등의 고객사에 납품해 거둔 성과다.
경영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프로판(C3) 공장 투자로 보폭을 넓혔다. 연간 페놀 35만톤과 비스페놀A(BPA) 24만톤을 2024년 이후부터 양산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전자제품 차량 헤드램프 케이스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플라스틱 원료인 만큼 실적 우상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C4 공장과 C3 생산시설에 잇달아 투자하면서 연간 자본적지출(CAPEX)이 계속 우상향했다. 지난해 CAPEX는 3067억원으로 2020년 875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4년에 걸쳐 롯데GS화학은 7208억원의 설비투자금을 집행했다.
실적 적자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투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노력이 이어졌다. C4 유분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롯데GS화학은 2021년 미즈호은행에서 누적 1680억원을 빌렸다. C3 공장 건설을 염두에 두고 국민은행 등 대주단에서 5070억원을 한도로 3120억원의 차입도 실행했다.
2020년 말 14억원에 그쳤던 총차입금이 지난해 말 3776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난 배경이다. 다만 전체 잔액 가운데 81.9%(3094억원)의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장기성차입'이기 때문에 상환압력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은 점은 위안거리다. 앞서 C3 공장 투자에 소요되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한 내역을 살피면 만기가 2030년과 2033년에 도래한다.
롯데GS화학은 C3 공장을 올해 하반기에 준공하는 로드맵을 그렸다. 생산한 BPA를 롯데케미칼에 공급하고 GS칼텍스에 △프로필렌 △벤젠 △C4 유분 등을 납품하면서 안정적 수익 기반을 다지는 구상과 연계했다. 실적에서 창출한 현금을 토대로 차입금을 점진적으로 상환하는 목표를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