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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

두산그룹 하반기 추가조달 가능성에 IB들 '기웃'

㈜두산·에너빌리티 크레딧 호재…그룹차원 추가 유동성 확보 움직임 주목

손현지 기자  2024-04-09 14:33:3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자본시장 내 두산그룹의 입지가 좋아지고 있다. 연초부터 두산퓨얼셀,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아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렸으며 두산도 최근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과 맞물려 원활하게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IB들은 하반기 두산그룹의 추가 발행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두산, 두산에너빌리티 등 크레딧 호재를 타고 자본시장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모듈원전(SMR),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자금확보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사모채로 선회하던 두산, 올해는 공모채 활용한다

두산그룹은 2017~2021년 공모 회사채 발행량을 급격히 늘렸던 기업집단이다. 기존 1000억원대 미만으로 소소하게 조달했던 것과 달리 2017년을 기점으로 발행량을 4500억원, 2021년에는 7280억원까지 늘려 발행했다. 두산그룹이 채권단 관리 하에 있을 때에도 공모채를 지속적으로 단행했던 것이다.

조달 계열사들도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두산캐피탈, 두산건설, ㈜두산 정도가 조달에 나섰다면 2017년부터는 두산중공업(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엔진(현 한화엔진),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두산큐벡스, 두산퓨얼셀 등이 자본시장을 찾았다.
*출처=더벨플러스
그러나 채권단 관리를 졸업한 2022년부턴 오히려 공모채 발행에 소극적인 면모를 보였다.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금리인상이 지속되자 사모채로 방향을 돌려 자금마련에 나섰다. 두산퓨얼셀, 두산에너빌리티 등 BBB급 신용도를 지닌 계열사들 입장에선 공모채 발행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모습이다.

지주회사인 두산도 신용도 부담이 가중된 상태였다. ㈜두산은 2020년 말 이후 줄곧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과 전망을 'BBB0, 안정적'으로 평가받았다. 두산은 전단채 등 단기물에 의존해왔다.

그룹차원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강도 높은 사업부, 자산매각 등 자구안을 주도하면서 타격을 입었던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코로나19 이후 국책은행으로부터 3조원의 긴급자금을 수혈받은 바 있다.

그러나 작년부터 다시 공모채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기조다. 두산은 지난해에만 1월 1100억원, 7월 430억원 두 차례 공모채를 찍었다. 올들어선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에 이어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까지 연달아 회사채 시장을 찾아 완판에 성공한 상태다.

하반기 추가조달 나서나, IB들 등급상향 계열사들 주목


특히 두산은 기관들의 주문 공세로 조달 부담을 크게 줄이기도 했다. 지난달 총 500억원 어치 회사채 모집을 위한 프라이싱에서 조달 부담을 크게 줄였다. 개별민평금리에 비해 2년물은 90bp, 3년물은 120bp까지 금리를 낮춰 모집 물량을 모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두산그룹 회사채를 매수하려는 기관들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최근 크레딧 개선 움직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는데, 하반기 추가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두산(BBB)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향후 'BBB+' 등급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펀더멘털과 재무 안정성을 개선해 나가면서 과거 'A'급 시절의 크레딧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재무지표 개선이 주효했다. 두산은 지난 2022년 최단 기간 내에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난 이후 지난해 연결 매출액 19조, 영업이익 1조436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각각 13%, 28%의 증가율을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실적 개선, 두산로보틱스 상장 등도 영향을 미친 요소다. 특히 그룹 캐시카우인 두산에너빌리티의 펀더멘탈 회복이 지주사인 ㈜두산의 신용도에 반영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업황 개선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신용등급이 한단계 상향조정됐다. 두산에너빌리티(BBB+)는 지난달 28일 2년물 회사채를 179bp, 3년물은 120bp 낮은 수준에서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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