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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3배 늘어난 '마곡 C&D' 비용…'유동성 부담'

705억에서 2000억으로 확대, 현금자산은 176억 불과…추가 차입 불가피

김형석 기자  2024-03-25 07:05:44
대웅제약이 신약 개발 거점 확보를 위해 마곡 C&D 센터를 건립중인 가운데 투자 비용이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공사 지연 여파 때문으로 파악된다. 최근 신사업 투자 확대로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추가 비용 부담은 꽤 큰 부담이다.

◇마곡 C&D 총 투자금액 2000억 육박

대웅제약은 공시를 통해 마곡 C&D센터 투자금액을 기존 705억원에서 1637억원으로 증액했다고 밝혔다. 기존대비 무려 두배이상인 932억원 늘었다.

미포함된 토지매입 비용 292억원과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총 건립비용은 2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대비 늘어나는 금액은 세배에 달한다.

공사는 금호건설이 맡는다. 오는 2026년 5월21일까지 건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마곡 C&D센터 건립은 대웅제약이 국내·외 다양한 바이오 기업과 신약 개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해당 센터를 연구 협업 조직, 즉 오픈이노베이션의 R&D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용인연구소에서 맡은 혁신신약 개발 업무도 이관한다.

투자금액이 1000억원가량 늘어난 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당초 지난해 7월 완공을 목표로 2019년 첫 삽을 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완공 시기도 늦춰졌다.

◇늘어난 투자 단기차입금 의존도 높아

1000억원의 추가 자금 부담은 당장 대웅제약이 바로 집행할 수 있는 수준은 안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단 176억원에 불과하다. 전년도 316억원보다도 절반 줄었다.

더욱이 지속적으로 현금 유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된다. 지난해 말 기준 대웅제약의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은 127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1년 전(-25억원)보다 순유출 규모가 100억원 이상 확대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늘어나는데도 대규모 투자로 현금유출이 진행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에 399억원을 투입했다. 1년 전 145억원보다 2.5배 이상 늘었다.

신사업인 나보타 3공장 건립 비용이 가장 크다. 경기도 화성에 건립되는 관련 공장의 총 투자금은 1014억원이다.

자금부담은 조달로 이어졌다. 특히 단기차입금 의존도를 높였다.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는 총 3703억원으로 전년 대비 61.33% 늘었다. 단기차입에 이자비용도 확대됐다. 지난해 이자비용은 131억으로 전년 대비 163.20%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보유현금만으로는 건립비용을 충당키 어렵다.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 방안에 대한 고심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유동성 확보 TF'가 가동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R&D 비용과 신약 개발 출자 확대, 화성에 건립중인 나보타 3공장 건립비용 등을 감안하면 대웅제약이 무작정 차입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지주사인 대웅에 자사주 매각을 진행한 만큼 향후에 대웅으로부터 자금 일부를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공사가 지연된 탓에 추가 부득이하게 추가비용이 발생했다"면서도 "늘어난 투자금은 현재 보유한 자금으로 충당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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