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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 '신사업·투자' 두토끼 잡는 묘수 '지배구조 개편'

대웅개발·산웅개발 합병, 대웅이엔지·팜팩·디더블유메디팜도 통합

김형석 기자  2024-03-12 07:58:46
대웅그룹의 지주사인 대웅이 주력계열사인 대웅제약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카드로 지배구조 개편을 활용했다. 자회사 합병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핵심계열사 대웅제약의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대웅이 발표한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웅그룹은 지난해 대웅개발과 대웅이엔지를 중심으로한 계열사 재편을 진행했다.

우선 대웅개발은 산웅개발과 합병했다. 대웅개발은 부동산 관리 및 임대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대웅제약 본사 관리 업무가 핵심이다. 피합병 계열사인 산웅개발은 청소용역업체다. 두 계열사의 지분은 100% 대웅이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대웅이 보유하고 있던 대웅경영개발원 지분 70% 일체를 대웅개발에 28억4900만원에 매각했다.

대웅이엔지는 팜팩, 디더블유메디팜과 합쳤다. 종속기업은 대웅이엔지다. 디더블유메디팜은 의약품 용기와 주사기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대웅제약 출신이 설립한 회사다. 대웅은 2022년 9월 디더블유메디팜 지분 44%를 인수하고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팜팩은 2000년 인수한 기업으로 의약외품 포장업을 주로 영위한다.

대웅은 앞선 3개사 합병 이후 지난해 7월 보유하고 있던 대웅이엔지 지분 90%를 대웅제약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28억3800만원이다. 이로써 대웅이엔지는 대웅의 자회사가 아닌 손자회사가 됐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 이후 대웅은 주력 계열사 대웅제약의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해 대웅은 대웅제약 주식 53만140주를 인수하는데 약 600억원을 투입했다. 대웅은 대웅제약이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500억989만원(42만7350주) 매수했고 장내매수를 통해 99억8500만원(10만2790주)을 추가 취득했다.

앞서 대웅경영개발원과 대웅이엔지 지분 매도로 확보한 자금이 약 5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대웅제약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지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웅이 대웅제약 지분을 인수한 데는 주력 계열사의 장악력 확보 차원이다. 이번 지분인수로 대웅이 보유한 대웅제약 지분은 47.71%에서 52.29%로 확대됐다.

다만 대웅이 기존에도 대웅제약의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던 만큼 단순히 지배력 강화만이 지분 인수 배경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웅제약의 5% 이상 주주는 대웅을 포함해 대웅재단(8.61%)과 국민연금공단(10.90%) 등이다.

대웅재단은 오너인 윤재승 회장이 이사장이다. 명예이사장은 윤 회장의 어머니인 장봉애 씨가 맡고 있다. 사실상 대웅그룹 오너가가 6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대웅제약을 중심으로한 신사업과 R&D 투자 확보에 지주사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대웅제약은 지난해 지주사 대웅으로부터 수혈한 자금을 대거 신사업 투자에 활용했다. 대웅제약은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에 399억원을 투입했다. 1년 전(145억원)보다 2.5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가장 많은 액수를 투자한 곳은 아피셀테라퓨틱스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아피셀테라퓨틱스에 248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아피셀테라퓨틱스는 지난 2020년 대웅제약이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영국의 바이오텍 아박타와 함께 설립한 조인트벤처(합작사)다. 이 기업은 현재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인 리드 파이프라인 'AFX001'의 임상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프리마인드(FreeMIND Investment)에 3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해당 컨설팅 회사는 대웅제약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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