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펙수클루와 나보타 등 자사 대표 신약 제품들의 동반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제네릭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신약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 지표를 유지하는 중이다.
일부 개발 일정 변화로 인한 무형자산 손상차손이라는 일회성 비용으로 순익은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또 다른 신약인 엔블로도 국내외 시장에 정착하고 있어 향후에도 흑자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이어 대형 제약사 영업이익률 2위…개발 신약 매출 비중 확대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 누적 1조5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1조135억원 대비 4.07% 증가한 수치다. 반면 매출원가는 5065억원에서 5103억원으로 0.7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매출총이익은 5070억원에서 5445억원으로 늘어나며 매출 보다 높은 7.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그 보다 높은 16.3%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939억원에서 1092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4%를 나타냈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조원대의 대형 제약사 6곳 중 영업이익률 10%가 넘는 곳은 단 두 곳뿐이다. 한미약품이 16.2%로 가장 높은 수익성 지표를 보이고 있으며 대웅제약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종근당이 7.9%로 대웅제약보다 2.5%포인트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유한양행 4.2%, GC녹십자 3.4%, 광동제약 1.9% 등 순이다.
대웅제약의 높은 수익성은 자사 신약 제품들의 선전이 바탕이 됐다. 'P-CAB'(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가 대표적 사례다.
2022년 출시된 펙수클루는 올해 3분기 76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387억원 대비 98.2% 늘어난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28%에서 8.17%로 3.89%포인트 확대됐다.
나보타는 2014년 국내 출시된 보툴리눔톡신 제제다. 2019년에는 아시아 보툴리눔 톡신 중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같은 해 5월 미국 현지에도 출시됐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378억원으로 작년 동기 1133억원 대비 21.6% 늘어났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56%에서 14.69%로 2.13%포인트 확대됐다.
◇펙수클루 적응정 확대 개발 자산 124억 비용 처리…"임상 계획 등 변경" 고수익성 신약 위주의 포트폴리오 개편에도 순익 규모는 오히려 작년 대비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 대웅제약의 당기순이익은 349억원으로 작년 동기 578억원 대비 39.6% 감소했다.
기타비용이 120억원에서 557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한 여파다. 기타 비용 증가의 모든 요인들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일부 신약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무형자산 손상차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적응증 확대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DWP14012303'의 개발 자산 124억원을 모두 올해 새롭게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ERD) 치료 후 유지요법을 위해 3상 임상을 진행했으나 임상계획 및 개발일정 변경으로 모두 손상차손 처리했고 관련 비용이 새롭게 발생했다.
그밖에 중추성 사춘기조발증 환자 대상 주사제 관련 개발비 15억원 등도 손상차손으로 새롭게 인식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임상 내용 변경을 계획하고 있다. 전체 개발 자산의 손상차손 누적액은 작년말 87억원에서 올해 3분기말 260억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일시적인 개발 계획 변경 및 임상 계획 변경에 따른 처리일뿐 손상차손 처리가 개발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회성 비용들과는 별개로 대웅제약은 앞으로도 현재의 호실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펙수클루와 나보타와 함께 대웅제약의 3대 신약으로 평가받는 '엔블로'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중이다.
작년에 출시된 엔블로는 국산 36호 신약이자 국내 제약사 최초의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다. 올해 9월 에콰도르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국내 출시 1년 만에 글로벌 진출의 첫 발을 내디뎠다.
현재 엔블로 품목허가 신청이 완료된 국가는 멕시코와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태국, 페루, 콜롬비아,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총 12개국이다. 또한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 등 총 8개국에서 현지 파트너사와 계약이 체결됐다. 대웅제약은 오는 2030년까지 30개국에 엔블로를 진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