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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대웅, 이사회 '구성'은 아쉽지만 경영성과 고점 '눈길'

사외이사 정성평가 진행하고 재선임에도 반영…재무건전성도 높아

조은아 기자  2024-11-18 07:27:2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대웅그룹의 지주사 대웅이 이사회 구성 부문에서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이사회 내부에 아무 위원회도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이 점수를 낮춘 요인으로 지목된다.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닌 만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물론 감사위원회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대표이사인 윤재춘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는 점 역시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반면 평가개선 프로세스 부문에선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한다는 점이 주효했다.

◇구성 평점 1.8점에 그쳐…내부 소위원회 전무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이사회 평가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부문에서 이사회 구성 및 활동 내역이 평가됐다. 이사회 평가 결과 대웅은 총점 255점 중 132점을 받았다.

대웅은 2002년 출범한 대웅그룹의 지주사다. 대웅제약, 대웅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으며 대웅제약 지분율은 52.65%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을 더해 모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윤재춘 대표이사 사장이 맡고 있다.

점수가 가장 낮았던 부문은 구성이었다. 총점 45점 만점에 16점, 평점 5점 만점에 1.8점에 그쳤다. 나머지 5개 부문의 평점이 모두 2.0점을 넘었는데 유독 구성 부문의 점수가 낮게 나왔다. 이사회 의장이 아닌 대표이사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점, 이사회 내부에 아무런 위원회가 없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사회 규모가 5명으로 다소 작은 편이라는 점 역시 점수에 영향을 미쳤다.

상법은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 각종 의무를 부여한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 설치가 의무화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도 매년 발간해야 한다. 또 사외이사는 3명 이상으로 하되 이사 총수의 과반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웅은 자산이 2조원을 넘지 않아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최근 들어 자산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선제적으로 두 위원회를 두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구성 다음으로 점수가 낮은 부문은 견제기능이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없어 사외이사 추천 업무를 이사회가 자체적으로 하는 점,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지 않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사외이사 평가 진행하고 재선임에도 반영

점수가 높은 부문은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경영성과 부문이었다. 두 부문 모두 평점 3.0을 넘겼다. 우선 평가개선 프로세스의 경우 35점 만점에 26점, 평점 5점 만점에 3.7점을 받아 6개 부문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웅은 이사회 평가를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평가 결과를 근거에 둔 개선안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개별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역시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대웅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 요소로는 이사회 출석률, 이사회 안건 및 현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는지 여부,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서 회사의 중장기 경영전략 및 사업계획 수립에 적절한 자문을 제공했는지 여부, 회계 감독, 경영진 업무집행 감독, 리스크 관리 등을 충실히 수행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성적인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재선임에도 반영된다.

경영성과는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총점 55점 만점에 35점, 평점 5점 만점에 3.2점을 받았다. 매출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에서 평균치를 20% 이상 넘겨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재무건전성 역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항목에서 만점 5점을 받았다. 대웅은 회사채 발행 등과 같은 대규모 외부자금 조달은 없는 가운데 현금성자산을 꾸준히 늘린 결과 지주사 전환 이후 무차입 기조를 지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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