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지주사 대웅으로부터 수혈한 자금을 인도네시아 사업에 쏟고 있다. 보튤리늄 톡신 사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인도네시아 거점을 만드는 작업이다. 생산설비 구축관련 법인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나보타' 중동진출 추진, 캐파 확장이 곧 매출 '자신감' 대웅제약이 공시한 2023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종속 및 관계기업 등의 지분 출자에 총 391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가장 많은 자금을 집행한 곳은 'PT. SELATOX BIO PHARMA(이하 셀라톡스바이오파마)'로 총 291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이어 'PT. Dewoong Pharmaceutical Indonesia(이하 인도네시아 법인)' 51억원을 출자했다.
이들 두 법인의 공통점이 있다면 인도네시아에 위치했다는 점이다. 셀라톡스바이오파마는 자카르타 근처에 위치한 생산 법인이고 인도네시아 법인은 셀라톡스바이오파마 등 인도네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사업회사다. 특히 대웅제약은 셀라톡스바이오파마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둔 나보타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인도네시아 사업에만 총 342억원을 쏜 셈이다. 올 들어 대웅제약이 투자활동으로 유출한 현금이 총 1282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30% 비중이다.
인도네시아 사업 즉 나보타에 이 같은 재원을 쏟아붓는 배경은 신사업에 대한 자신감에 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의 신성장 동력으로 연간 1400억원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9월까지 누적으로 총 1133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였다. 작년 같은기간 1079억원 대비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대웅제약은 현재 보유 중인 나보타 공장 두곳이 풀가동 되면서 벌어들이는 매출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생산캐파를 늘리면 매출이 더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서 3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해외서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삼고 중동 공략을 노리고 있다.
◇지주사 대웅에 자사주 매각으로 500억 확보…이자비용 등 차입 부담 가중 대웅제약의 이 같은 나보타 투자는 지주사 대웅으로부터 창출된 재원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눈여겨 볼 지점이다. 대웅은 최근 대웅제약 자사주 매입이 500억원을 투자했다. 대웅으로부터 취한 현금 중 절반 이상을 인도네시아 나보타 사업에 쓴 셈이다.
대웅제약은 현재 내부적으로 유동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9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361억원이다. 600억원 안팎으로 관리하던 예년과 비교하면 쪼그라들었다.
총차입금은 4081억원으로 소폭 줄어든 수준이지만 이자비용은 46억원에서 99억원으로 두배가량 늘어났다. 단기차입금 이자율이 6%에 달하는 등 전반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결과다.
차입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데 따라 계열사로부터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을 최대한 끌어 쓰고 나가는 지출을 방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700억원이 투입되는 마곡 C&D 센터의 공사일정 연기를 결정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사업은 나보타의 중동진출 전진기지라고 보면 된다"며 "생산 캐파 확장을 위한 투자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