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
사진)가 우리종합금융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남 대표는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통합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데 이어 한국포스증권 인수합병(M&A)을 통한 증권업 재건 과제를 안게 됐다.
남 대표는 자산운용사에 이어 증권사까지 이끌게 되면서 우리금융의 자본시장 계열사 헤드 격의 인물로 위상이 높아졌다. 앞으로 우리종금 뿐만 아니라 우리운용,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우리벤처파트너스 등에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까지 맡게 된다.
◇자본시장 계열사 재편 주도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남 대표를 신임 우리종금 대표로 내정했다. 추후 열리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인선을 확정할 예정이다. 남 대표는 우리운용 대표 취임 1년 만에 우리종금 대표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남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대우증권에서 경력을 쌓은 증권맨 출신이다. 대우증권에서 런던법인장, 고유자산운용본부장, 대체투자본부장 등을 거치며 커리어를 쌓았다.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으로 흡수 합병된 2016년에는 자산운용 계열사였던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에 취임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후 첫 외부 영입 인사로 남 대표를 낙점했다. 임 회장과 남 대표는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 인연은 없지만 꾸준히 교류하며 상호 신뢰를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임 회장은 자추위를 통해 남 대표를 우리자산운용 CEO에 앉혔다.
임 회장이 남 대표에게 기대한 역할은 자산운용사 경영에 그치지 않는다. 남 대표는 대형사인 대우증권 출신으로 증권,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통찰력을 갖춘 인물이다. 그는 임 회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우리금융 자본시장 계열사 구조 조정에 대해 조언했다.
우리자산운용과 옛 우리글로벌자산운용 통합이 남 대표의 첫 업적이다. 국내외 대체투자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특화 운용사를 별도로 두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남 대표는 우리자산운용 대표 자격으로 양사 합병을 주도했고 지난달 통합 법인 출범을 완료했다.
우리종금 대표로 자리를 옮기는 건 한국포스증권 인수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기 위해서다. 남 대표는 임 회장에게 증권사 M&A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인 만큼 신임 대표를 맡을 적임자다.
◇'운용사 대표→자본시장 계열사 헤드' 달라진 위상 남 대표가 우리운용을 거쳐 우리종금 대표를 맡게 되면서 그룹 내 영향력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운용업 뿐만 아니라 증권업 새판짜기도 남 대표가 주축이 돼 이끌면서 업무 범위가 넓어졌다. 남 대표는 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에 그치지 않고 종합금융그룹에 걸맞은 증권사 기능, 조직, 인력을 세팅을 주도한다.
우리금융 내에서는 남 대표가 사실상 자본시장 계열사 총책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후 그룹 내에 자본시장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다. 남 대표는 우리종금과 우리운용의 발전 방향 뿐만 아니라 우리PE,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지향점도 제시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독립 경영을 보장해야하지만 리딩그룹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그룹 차원의 일관된 전략이 필요하다"며 "남기천 대표는 자본시장 계열사 중심이 될 우리종합금융을 이끌면서 그룹사 전반적인 발전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