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사업을 안정시키고 비용효율화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사업 안정화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전체 실적의 핵심 키워드다. 타파스엔터테인먼트 등 북미사업은 2022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수익성을 갉아먹은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성장통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멜론, 타파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영업권, PPA(기업인수가격배분) 상각 등으로 카카오는 연결기준으로 조 단위 순손실을 봤다.
◇카카오엔터, 체질개선 노력 하반기부터 나타나 15일 카카오가 2023년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열린 컨퍼런스콜은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CEO)와 최혜령 CFO가 주도했다.
최 CFO의 컨퍼런스콜 데뷔무대라는 점이 이목을 끈다. 그동안 카카오는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가 CEO와 함께 컨퍼런스콜을 진행했지만 현재 사법리스크에 휘말려 자리를 비운 상태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최근 인사에서 최 CFO를 카카오의 재무정책을 이끌 인물로 낙점하고 2023년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그에게 맡겼다.
홍 CEO와 최 CFO는 이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비중있게 다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그룹의 미래사업 방향성인 ‘비욘드코리아’의 선봉에 서 있는데다 전체 실적이나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카카오의 연결기준 매출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등이 속한 콘텐츠부문 실적은 37%를 차지한다. 게임사업을 제외하고 산출한 수치다.
최 CFO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국내와 북미 스토리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 무분별한 매출 성장을 지양하면서 매출은 다소 줄었다”면서도 “사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이용자 기반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제고, 지난해 3분기부터 의미있는 흑자전환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 4150억원을 냈다. 2022년과 비교해 5.5% 감소했다. 홍 CEO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구조개선, 마케팅 효율화 등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지난해 4분기 전 사업에서 흑자전환했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스토리사업 매출은 9220억원으로 2022년 대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일본 픽코마 실적이 늘어난 덕분이다. 홍 CEO는 “픽코마가 일본에서 게임을 포함한 전체 앱에서 연간 매출 1위를 달성했다”며 “전세계 만화 단일앱 최초로 연간 거래액 1000억엔을 돌파하며 경쟁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영업권, PPA 상각에 ‘조 단위’ 순손실…현금흐름과 무관, 사업전망 ‘밝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수익성을 어느 정도 방어하는 데 성과를 냈지만 낙관할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영업권과 PPA 상각 차손으로 인한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106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4.2% 성장했지만 순손익은 1조4971억원 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홍 CEO는 “작년 하반기부터 다소 느슨했던 투자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하면서 이뤄진 손상”이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타파스, 멜론, 영상제작 스튜디오를 포함한 영업권 손상차손이 8892억원이며 SM엔터테인먼트는 2547억원이 이번 손상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멜론은 인수 시점 대비 거시경제 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2300억원을 손상처리, 멜론 관련 영업권이 대부분 상각되며서 멜론 관련 브랜드 PPA 잔액은 2491억원이 됐다.
타파스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5349억원, 지난해 4598억원의 영업권 손상을 인식했다. 이는 글로벌 사업전략을 보수적으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SM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해서는 주가 하락분을 일부 손상으로 반영했다. 이밖에 카카오게임즈도 게임 시장의 경쟁심화로 기대매출을 조정하면서 영업권과 PPA를 포함해 수천억원을 손상처리했다.
최 CFO는 PPA와 영업권상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투자자 질의에 답하면서도 사업전망이 어두워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환경 변화와 프로세스를 고려해 보수적 가정에 기반해 평가한 것”이라며 “PPA나 영업권 상각 관련해 손상을 반영했다고 해서 엔터테인먼트나 사업 전망이 바뀐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