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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엔터사 IPO 로드맵

그룹 재무통 세운 카카오엔터, 미국인재 영입 웹툰엔터

③[CFO]카카오 정통한 최용석·권기수 vs 미국 자본시장 전문가 데이비드 리·김남선

이지혜 기자  2024-02-06 14:34:40

편집자주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기업이 증시 입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네이버의 '웬툰엔터테인먼트', 카카오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주인공이다. 콘텐츠사업의 시작은 웹툰 등으로 같았으나 성장을 위한 솔루션은 달랐다. '웹콘텐츠' 외길을 걸은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K-pop(K팝)으로 보폭을 넓혔다. 이들의 도전은 어떤 결실을 맺을까. 네이버와 카카오 콘텐츠기업의 성장과 IPO 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기업공개(IPO)는 기업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단 한 번뿐인 이벤트다. IPO의 성공 여부가 기업의 미래와 성장성을 결정지을 만큼 파급력도 크다. IPO를 앞둔 기업들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선임에 신중을 기하는 배경이다. 그렇기에 ‘IPO를 이끄는 CFO'를 살펴보면 기업이 처한 상황, 현재 집중하는 사안, 미래 청사진까지 파악할 수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도 그렇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IPO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지난해 CFO를 공식 선임했다. 종전까지 대표 역할을 맡았던 인물은 대표이사(CEO)로 올리며 재무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인사 특징은 CFO와 CEO 둘다 카카오에서 오랜 기간 일하며 그룹 사정에 정통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반면 네이버는 외부 출신 인사를 기용했다. 미국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의 CFO로 미국 현지 기업의 재무분야에서 오랜 기간 재직한 인물을 선임했다. 미국 증시 입성을 목표로 삼은 만큼 미국 자본시장에서 전문성을 확보한 인물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최용석·권기수 ‘합 맞췄다’…그룹 사안 정통, 재무 등 경영쇄신 ‘중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경영쇄신을 목표로 수장을 교체한다. 권기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OO(최고운영책임자)와 장윤중 GSO(글로벌전략책임자)가 공동 대표에 내정했다.

권 내정자가 눈에 띈다. 권 내정자는 카카오그룹 핵심 계열사에서 CFO를 맡은 인물이다. 다음을 포함하면 카카오그룹에서 일한 지 15년이 넘었다. 직전 직책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COO지만 실상 권 내정자의 역할은 CFO나 다름없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출범 이래 지난해 상반기까지 CFO를 공식적으로 두지 않았다. 대신 권 내정자가 CFO로서 역할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며 해외 투자 유치 등 재무정책을 전반적으로 이끌었다.

권 내정자는 2013년 다음커뮤니케이션 CFO를 시작으로 카카오인테스트먼트, 로엔, 카카오M 등 카카오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CFO로 일했다. 특히 카카오그룹 엔터테인먼트사업의 방향성과 현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내정자의 파트너로 최용석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FO가 꼽힌다. 카카오에서 성장지원실장을 맡고 있던 최용석 부사장은 지난해 6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FO가 됐다. 최 CFO도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으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IR·자금팀장을 맡다가 2014년 카카오 경영지원팀장을 거쳐 현재 자리까지 올라왔다.

권 내정자와 최 CFO의 합이 주목받는 이유다. 둘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으로 함께 일한 적이 있는 데다 카카오그룹 사안에 정통한 CFO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당면과제가 경영쇄신, 그리고 재무건전성 개선인만큼 이에 따른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와 함께 2023년 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나설 당시 시세를 조종했다는 등 혐의로 현재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또 해외법인 합병 등 이슈로 수천억원의 손실을 봤다.

업계 관계자는 "권 내정자와 최 CFO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각종 이슈를 해소하고 IPO를 다시 추진할 수 있도록 펀더멘털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자본시장 전문가 기용, 데이비드 리·김남선 시너지 ‘주목’

웹툰엔터테인먼트의 IPO를 지휘할 책임자는 데이비드 리다. 데이비드 리는 지난해 12월 네이버 글로벌 웹툰사업의 전초기지인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의 CFO로 선임됐다. 이는 카카오와 정반대의 행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CFO로 그룹 사안에 정통한 내부 인물을 뽑았지만 네이버는 외부인사를 기용했다.

데이비드 리 CFO는 1971년생으로 하버드대학교에서 학부를, 시카고대학고 MBA 과정을 밟고 델몬트 푸즈(Del Monte Foods)와 베스트바이(Best Buy)의 재무와 전략 분야에서 10여년간 실력을 쌓았다. CFO로서 일하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징가(Zynga),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 인에비터블 테크(Inevitable Tech) 등을 거쳤다.


데이비드 리 CFO는 미국 자본시장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소속된 기업의 가치를 높여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작업은 물론 파산 직전의 기업에 투입돼 기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도 있다. 네이버가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미국증시에 상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현지에서 인재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비드 리 CFO의 파트너로 김남선 네이버 CFO가 꼽힌다. 김 CFO는 그동안 한국 네이버웹툰을 포함해 웹툰사업의 재무정책을 진두지휘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상장할 계획이라고 공표한 것도 김 CFO다.

데이비드 리와 김 CFO의 공통점은 미국 자본시장에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김 CFO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2007년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서 수학했다. 이후 미국 뉴욕의 로펌 크라벳 스웨인&무어(Cravath, Swaine & Moore LLP)에서 2년간 변호사로 일하다가 IB가 돼 라자드, 모건스탠리 등에서 활약했다. 한국에 돌아온 건 맥쿼리자산운용의 PE총괄 전무가 됐던 2017년부터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타깃이 미국인데다 전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펼칠 계획인 만큼 미국 자본시장에 밝은 데이비드 리와 김 CFO를 내세웠다는 의미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재무와 사업운영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데이비드 리 CFO를 영입했다”며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웹툰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며 글로벌 스토리테크 기업으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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