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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제일기획, 잉여현금흐름도 양전환

영업현금흐름 5600%↑…부채비율 하락 등 재무 구조도 개선 추세

이호준 기자  2023-08-29 16:43:16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제일기획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양(+)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FCF는 현금 유입과 유출만 따져 회사 곳간에 얼마만큼의 여윳돈이 남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제일기획은 버는 돈이 크게 늘어난 덕을 봤다. 실제로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년 사이 무려 5600% 늘었다. 운전자본의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등 현금흐름에 플러스(+) 요인이 많았다. 이 덕에 부채비율은 100%대로 낮아지는 등 재무안정성도 전년에 비해 뚜렷하게 좋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여윳돈이 쌓인다…부채비율도 106%로 낮아져

29일 제일기획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FCF는 36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마이너스(-) 1070억원에서 흑자 전환한 것이다.

쉽게 말해 제일기획의 곳간에 여윳돈 365억원이 쌓였단 얘기다. 일단 버는 돈의 양이 달라진 덕이 컸다. 제일기획의 이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29억원)보다 5600% 이상 급증한 숫자다.

운전자본에서 현금흐름에 긍정적 요인이 있었다. 순운전자본 변동으로 올 상반기 114억원이 유입됐다. 외상대금으로 여겨지는 매출채권 회수폭(2628억원)이 매입채무 상환으로 유출된 현금(1697억원)을 상쇄했다. 선수급으로도 209억원이 더 들어왔다.

연결기준, 출처: 반기보고서

이에 반해 빠져나가는 돈은 많지 않았다. 회사의 올 상반기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121억원 수준으로 전년(94억원) 대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업을 해서 벌어들인 돈의 증가폭이 지출로 나간 돈의 증가폭을 훨씬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금이 남게 된 만큼 차입 규모도 변하지 않았다. 실제로 올 6월 말 연결 기준으로 제일기획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3% 증가한 6345억원을 기록했다. 총차입금은 2000억원 수준으로 1년 전과 동일하다.

이에 따라 재무 구조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제일기획의 연결 부채비율은 현재 106%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포인트 정도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는 8% 수준이다.

◇반가운 흑자 전환…이벤트 업고 연말엔 더 날까

앞서 언급했듯 FCF는 여윳돈에 가깝다. 이에 배당 확대나 인수합병(M&A)의 재원으로도 쓸 수 있다. 외형확장을 추진 중인 제일기획에겐 FCF의 양전환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제일기획은 현재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체나 비계열 중심의 해외 기업들이 매물로 시장에 나올 경우 M&A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주가 하락기를 지나고 있어 주주 환원책을 위해 곳간을 열 가능성도 열려있다.

2023년 제일기획 경영목표, 출처: IR자료

현금흐름 개선세는 연말로 갈수록 더 강해질 전망이다. 광고 업계에선 통상 하반기 이후에 광고비가 많이 집행된다. 연초에 세워둔 일 년 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나 기업 홍보에 바짝 열을 올리는 광고주들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나 파리 올림픽이라는 확실한 이벤트도 있다. 경기 자체는 올 하반기 혹은 내년 이후에 열리지만 광고·콘텐츠는 보통 시간을 두고 제작에 들어간다. 선제작에 따른 수익 창출과 광고 시장 훈풍으로 인한 수주 확대도 기대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광고 경기 회복으로 인해 영업이익도 분기 대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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