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의 일환인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합병 작업을 마무리했다. 존속법인인 우리자산운용으로 통합돼 그룹 내 단일 자산운용사 체제가 만들어졌다.
계열사 정비 작업으로 지연된 그룹 계열사 CEO 인선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통합 우리자산운용은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 총괄대표, 황우곤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대표 부문대표 체제를 염두에 두고 합병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석이 되는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등을 이끌 CEO 면면도 공개될 예정이다.
◇4개월 걸린 통합 작업 마침표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23일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했다. 양사의 합병으로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법인이 소멸됐고 지주회사에서 탈퇴하는 절차를 밟았다.
양사 합병은 지난해 9월 공식화됐다. 종합자산운용사를 지향하는 우리자산운용이 존속법인이 되고 대체투자에 특화된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흡수합병되는 방식으로 절차가 진행됐다. 이후 이사회 의결을 거쳤고 양사 간 조율을 거쳐 조직과 인력 재편이 이뤄졌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존속 우리자산운용의 대체투자부문으로 축소되는 게 재편 작업의 골자다. 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외 대체투자가 침체되면서 개별 운용사로 분리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에 있던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 투자 인력은 우리자산운용 조직에 흡수되는 수순이다.
양사의 CEO 자리도 정리됐다. 존속 법인인 우리자산운용의 남기천 대표가 총괄 격의 대표를 맡는다. 남 대표는 과거 대체투자 운용사 멀티에셋자산운용을 이끈 경험이 있어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인력과 조직을 운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우곤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대표는 부문대표를 맡는다.
남 대표의 향후 거취를 고려한 CEO 배치라는 해석도 있다. 남 대표는 옛 대우증권 출신으로 자산운용업 뿐만 아니라 증권업에도 정통하다. 추후 인수합병(M&A) 등의 절차를 통해 우리금융에 추가될 증권사 대표를 맡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남 대표가 증권사 대표로 이동한 뒤 황 대표가 우리자산운용 대표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다.
◇지난해 퇴진한 은행 부문장 거취 촉각 그룹사 최대 현안으로 꼽히던 자산운용사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계열사 CEO 인선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른 금융그룹은 일찌감치 계열사와 관계사 CEO 인선을 마쳤으나 우리금융은 아직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지 않고 있다. 우리자산운용 통합에 따른 변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자산운용 대표 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대표 인선 작업도 남았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대표 임기는 지난해 말 종료됐으나 자추위 지연으로 임기가 연장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퇴진한 인사들이 계열사 CEO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구성원들은 강신국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이석태 전 국내영업부문장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에 경합을 벌인 인물들이다. 조 행장 선임 후 세대교체 차원에서 연말 퇴진했지만 비은행 계열사 CEO를 맡을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이다.
전격적인 쇄신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비은행 분야 실적 부진 여파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임기가 남았어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결단에 따라 계열사 CEO 거취에 연쇄적인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통합 작업이 마무리 단계인 만큼 계열사 CEO 인사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자산운용사 내부에선 교통정리가 끝났고 은행에서 퇴임한 부문장들과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대표들의 거취가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