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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조직 모니터

직제 따라 소속 바뀌는 우리금융 IR부

1년 만에 미래성장총괄→재무부문 복귀…총괄사장제 폐지 영향

박서빈 기자  2023-12-26 07:01:41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조직을 보면 회사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자금 관리 위주의 '곳간지기'에 역할에 그치는 곳이 있는 반면 조달·전략·기획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된 곳도 있다. 특히 진행 중인 변화는 회사의 '현재' 고민이 무엇인지를 유추할 수 있는 힌트다. 주요 기업 CFO 조직의 위상과 역할, 전략을 조명한다.
재무, 회계, IR. 국내 금융지주회사 재무그룹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조직 구성이다. 세 조직을 부르는 명칭은 각 지주사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정체성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마찬가지로 재무그룹을 재무·회계·IR 구성으로 꾸려왔다. 이러한 조직 구성에 변화가 감지된 해는 2022년이다. IR부가 미래성장총괄로 분리됐다. 다만 변화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1년 만에 다시 재무그룹의 품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룹 IR 전략 수립, 자회사 IR 지원, 주주총회 업무 주관 등 IR부가 주로 담당하는 업무들이다. IR부가 미래성장총괄로 이동했을 때에도 업무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우리금융은 왜 IR부를 이동시켰던 것일까. 이면에는 직제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재무그룹을 최종적으로 진두지휘하는 자리에 변화가 생기면서 재무그룹 조직이 영향을 받은 셈이다.

◇2021년 수석부사장 지휘 구조


2021년 우리금융의 재무그룹은 수석부사장 산하 조직으로 있었다. 수석부사장 아래 재무부문이 있고 부문장 산하에 재무관리부, 회계부 IR부가 자리하는 구조였다. 이때 수석부사장의 업무는 재무부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전략부문, 사업성장부문, 디지털·IT부문, 브랜드부문도 담당 업무였다.

당시 우리금융의 조직이 8부문·2단·16부·3실·1팀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석부사장이 지주사 업무의 많은 부분을 관리했음을 알 수 있다. 이사회 내 직책으로도 위상이 가늠되는데 당시 수석부사장직을 맡았던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나란히 지주사 사내이사직을 맡았었다.

◇2022년 총괄사장 지휘 구조


그러나 2022년 사장직이 신설되며 재무부문에도 변화가 생겼다. 사업지원총괄과 미래성장총괄이 신설되며 수석부사장 산하 체제가 사라졌다. 당시 전상욱 우리은행 부행장보를 '미래성장총괄' 사장으로, 박화재 우리은행 부행장을 '사업지원총괄' 사장으로 임명하면서 수석부사장이 재무부문을 비롯해 전략, 사업성장, 디지털·IT, 브랜드부문재무조직을 책임지는 구조가 사라졌다.

이로 인해 우리금융의 조직은 2총괄·8부문·15부·4실·1팀으로 변화했는데, 이때 미래사업총괄에 IR부가 이동했다. 미래사업총괄 산하에 디지털 부문, IT부문, 미래금융부, IR부가 위치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당시 우리금융은 조직개편의 목적을 미래성장 분야 육성에 있다고 밝혔다. 미래 성장 분야를 키우고 디지털·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강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2023년 수석부사장·총괄사장 폐지


다만 이런 구조는 오래가지 못했다. 올해 우리금융 수장의 첫 발을 뗀 임종룡 회장이 경영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총괄사장제를 폐지한 것이다. 지난해 감사부문으로 관리 영역이 대폭 축소된 수석부사장도 이번 조직개편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맞춰 우리금융지주 조직은 대표이사 아래 전략·재무·성장지원·디지털혁신·브랜드·리스크관리·경영지원부문으로 변화했다. 11개에 달한 부문도 9개로 축소됐다.

미래사업총괄이 사라지면서 IR부도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재무부문 산하에 재무관리부·회계부·IR부의 구조로 복귀했다. 현재 우리금융의 재무부문은 이성욱 재무부문 부사장(CFO)이 이끌고 있으며 그 산하의 IR부는 한홍섭 부장이 이끌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IR부의 업무는 미래총괄사장 산하 시절과 큰 차이가 없다"며 "직제 변경에 따라 IR부가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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