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연내 기업공개(IPO) 재도전을 위한 준비에 나서면서 누가 차기 경영기획본부장(CSO)에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의 CSO 자리는 한 달 넘게 공석으로 남아있다.
차기 CSO는 투자자와 약속했던 2026년까지 상장에 성공해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토스뱅크의 모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도 올해 IPO 도전에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 상장에 영향을 미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KT 핵심부서 출신 인사 유력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상장 주관사단을 상대로 IPO 방안을 문의했다. 지난해 한차례 상장에 실패한 후 재도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등이고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케이뱅크가 재상장 준비에 들어가면서 차기 CSO 자리에 누가 오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케이뱅크의 CSO는 지난해 12월 CFO와 CSO을 겸직했던 장민 전 본부장이 KT 전무로 선임된 이후 한 달 넘게 자리가 비어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리를 오랫동안 비워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2~3월 중에 차기 CSO를 선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차기 CSO에 KT 핵심부서 출신 인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역대 경영기획본부장에 KT 출신 인사를 기용해 왔다. 장민 전 본부장은 케이뱅크로 오기 전 KT 비서실 2담당 상무와 BC카드경영기획총괄 전무를 거쳤다. KT 비서실은 KT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으로 비서실 2담당은 재무 및 IR 업무를 전담한다.
초대 CSO였던 옥성환 전 본부장 또한 KT 핵심부서 출신이다. 옥 전 본부장은 2002년 KT에 입사해 재무실, 기획조정실, 전략기획실 등에서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KT DS 경영기획본부장, 나스미디어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낸 뒤 2016년 2월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에 선임됐다.
케이뱅크가 설립된 지 10년도 채 안 된 만큼 KT그룹 차원의 영향력을 강하게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장민 KT 재무실장(전무)과 조이준 BC카드 경영기획총괄(부사장)을 케이뱅크 비상무이사에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그룹에서 오래 몸담이왔던 두 비상무이사는 향후 케이뱅크의 상장 과정을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특히 장 전무는 케이뱅크에서 CFO와 CSO를 겸직하며 케이뱅크의 IPO 추진단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2026년까지 IPO 성공 책임 막중 차기 CSO에게는 향후 2026년까지 케이뱅크의 IPO를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지난 2021년 7월 케이뱅크의 1조2542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대주주인 BC카드는 주요 투자자들에게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부여했다. 투자자들은 5년 내 적격 상장에 실패할 경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상장이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친 작업임을 감안하면 올해나 내년에는 반드시 상장에 착수해야 한다.
케이뱅크의 상장은 대주주인 BC카드에게도 중요한 과제다. 동반매각청구권이 유지되고 있는 한 BC카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변동에 따른 파생금융손익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해야 한다. BC카드는 지난해 1분기 1495억원의 케이뱅크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실적이 적자(-13억원)로 전환했다. 이 여파로 3분기 누적 순익은 전년 동기(1344억원) 대비 48.2% 감소한 69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토스뱅크의 모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 또한 IPO를 추진하고 있어 케이뱅크의 상장에 영향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17일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현재 15조에 달하는 밸류가 논의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은행, 증권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가진 지주사 격의 비바리퍼블리카와 달리 케이뱅크는 은행업만을 취급하고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라며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의 흥행에 따라 케이뱅크도 밸류를 보다 높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IPO 작업에 착수하며 예심 밸류에이션을 10조원으로 제시하기도 했으나 시장 여건이 악화하며 지난 2월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9월 두 번째 프리IPO를 단행해 자본 확충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