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BC카드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장민 재무실장(전무)과 조이준 BC카드 경영기획총괄(부사장)이 케이뱅크의 기타비상무이사 역할을 함께 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지는 않지만, 이사회 참여와 경영 감독 등을 하며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특히 장 전무는 전임 케이뱅크 CFO 역할을 했다. 케이뱅크에 대한 측면 지원 역할과 기업공개 재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해 초 계획했던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때 예심 밸류에이션을 10조원으로 제시했지만, 악화된 시장 상황으로 절반 수준의 몸값으로 IPO를 준비해야 했던 탓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9일 제8차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장민 KT 전무를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했다. 조이준 BC카드 경영기획총괄(부사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김영우·조일 기타비상무이사가 지난달 13일 사임한 이후 이뤄진 후속 인사다.
이번에 케이뱅크가 KT와 BC카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 것은 재무적 관점에서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향후 IPO 재추진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IPO 추진 과정에서 밀접한 소통이 필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BC카드는 KT가 케이뱅크의 주요 출자 주체로 내세운 곳으로, 작년 6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지분 33.72%를 확보하고 있다. KT는 BC카드 지분 69.54%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KT가 있는 구조다.
BC카드의 경우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재무적투자자들에게 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 Right)을 부여해, 향후 케이뱅크가 합의한 조건으로 상장되지 못할 경우 재무적투자자들로부터 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 Right)을 행사 받을 수 있다는 족쇄를 달고 있다. 케이뱅크의 상장 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이유로 케이뱅크는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KT와 BC카드 출신을 앉혀왔다. 전임자인 김 전 이사와 조 전 이사도 KT와 BC카드 출신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이력은 재무에 특화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전 이사는 KT 기업부문 글로벌사업본부장 재무실 자금 및 IR 담당 임원을 지낸 인물이다. 조 전 이사는 BC카드에서 경영기획총괄 전무를 지냈다. 이전에는 KT 재무실서 재원기획담당 상무, 재무회계담당 상무보를 역임했다.
신임 기타비상무이사의 이력 역시 재무 부문에 특화됐다. 장 전무는 케이뱅크에서 CSO와 CFO를 겸직한 인물로, 케이뱅크의 IPO 추진단으로 활동하며 상장 과정에서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2021년에는 계획을 뛰어넘는 1조2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조 부사장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KT가치경영실 재원총괄팀장을 지냈으며, 2014년부터 2015년까지 KT재무실 가치경영담당, 2016년부터 2017년까지 KT재무실 재원기획담당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재무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케이뱅크의 CFO가 공석으로 있는 만큼, 장 전무와 조 부사장의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케이뱅크는 CFO직을 수행하던 장 전무가 KT로 이동함에 따라 재무총괄 임원이 공석인 상태다. 양영태 재무관리실장이 재무 부문을 관리하기는 하나 CFO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