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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파이브가이즈 vs 쉐이크쉑 vs 노브랜드

식자재 수급 '자체 공급망 vs 아웃소싱'

④[공급망]쉐이크쉑 등 '생산·물류' 구축, 파이브가이즈 'CJ프레시웨이' 협업

박규석 기자  2023-12-07 14:56:43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식자재 수급은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모든 매장에 균일한 신선도와 수량, 가격 등으로 공급하는 작업은 사업 경쟁력의 척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자체적인 생산설비와 농산물 전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구축하고 있다. 아웃소싱(Outsourcing)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자체 인프라를 구축한 경우에는 그 비중이 크지 않다. 비용 측면에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아웃소싱보다는 자체 생산·공급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쉐이크쉑·노브랜드버거 자체 '생산·물류' 활용

국내 주요 유통기업이 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햄버거 사업 또한 식자재 공급망은 중요하다. 햄버거의 경우 양상추, 토마토, 감자, 번(햄버거용 빵) 등 높은 신선도를 필요로 하는 식재료가 많기 때문이다. 모든 매장에 균일한 품질의 식재료가 원활히 공급되는 부분 역시 중요하다.

SPC그룹의 쉐이크쉑은 사실상 대부분의 식재료를 자체 생산시설과 물류센터를 활용해 각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미 오랫동안 베이커리와 디저트, 외식, 커피·음료 등의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해 온 만큼 기존에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의 경우 SPC그룹은 전국에 27개를 보유해 업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규모다.

생산설비는 전사적으로 약 30여 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 핵심계열사 SPC삼립의 경우 2022년 말 기준으로 푸드 사업을 위해 6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생산 규모가 가장 큰 시화센터는 주로 햄버거 빵 등의 제품을 취급한다. 작년 말 기준 생산실적은 404만4911 박스(BOX)였으며 평균 공장 가동률은 68.1%였다.


신선식품과 원재료를 생산하는 청주센터는 '다중 공장(Multi Factory)'으로 분류된다. 가공채소와 소스, 음료베이스, 제빵용 필링, 등 400여 품목을 연 2만5000 톤 이상 생산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7년 5월에 첫 가동을 시작했으며 새벽배송과 신선배송, HMR 사업 등을 위해 세워졌다.

SPC그룹의 이러한 식자재 가공 등의 역량은 쉐이크쉑의 햄버거 빵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SPC그룹은 쉐이크쉑 글로벌 본사로부터 승인을 받아 자체 생산한 감자번을 사용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 또한 자체적인 물류 인프라 등을 통해 식자재를 공급한다. SPC그룹과 마찬가지로 기존에 구축한 생산설비 등을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경우 자체 브랜드 가정간편식(HMR) 상품의 제조·판매, 외식 가맹, 베이커리, 단체급식 등이 주요 사업이다.

식품제조의 경우 육가공과 농수산 전처리, 과일가공, FF(샌드위치, 도시락 등) 등을 생산하는 5개의 전문 식품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이천공장에서 농산 원물 가공과 전처리가 이뤄진다. 노브랜드버거에서 사용하는 양상추와 양배추, 적채 등의 가공도 이천공장에서 담당한다.


육가공과 소스류 제조는 음성공장에서 이뤄지며 노브랜드버거에 필요한 미트 패티 등이 생산된다. 2022년 말 기준 음성공장의 생산실적은 2만2555 톤으로 다른 공장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공장 가동률은 50.5%였다. 이러한 제조공정의 분업을 통해 신세계푸드는 가격경쟁력과 품질향상 등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식품 유통 부문에서는 원물을 확보하는 매입부문과 이를 외부로 유통하는 식재유통, 회사가 가공하거나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제조 유통사업으로 나뉜다. 농산과 축산 등 원물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산지계약 재배와 위탁영농, 비축매입 등 도입한 상태다.

지난 2020년의 경우 자동화물류센터인 평택물류센터(15만㎡)를 구축해 자체 물류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 대상 물류 대행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러한 평택물류센터를 비롯해 왜관, 밀양, 광주 등 지역별 주요 거점 물류센터를 통해 전국 노브랜드버거 매장에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아웃소싱 활용하는 파이브가이즈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이나 노브랜드버거와는 상황이 다르다. 파이브가이즈는 대부분의 식재료를 아웃소싱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향후 자체 생산설비 구축 등의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직은 사업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설비 투자 등은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차이는 한화갤러리아가 SPC그룹 등과는 주력 사업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사업이 중심 사업이다. 외식과 푸드서비스, 음식료 유통 등의 사업에 기반을 둔 신세계푸드 등처럼 자체 생산 설비와 물류센터가 없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화갤러리아 입장에서는 파이브가이즈를 위한 별도의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것보다는 아웃소싱을 활용하는 편이 경제적인 선택이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더욱이 향후 파이브가이즈의 확장성과 매출 규모, 성장성 등을 예측하기도 어려운 만큼 식자재 수급은 전문 기업에 맡긴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브가이즈에 식재료를 공급하는 기업은 CJ프레시웨이다. CJ프레시웨이는 파이브가이즈 국내 운영을 맡은 ㈜에프지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지난 6월부터 농산물을 납품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양상추와 토마토, 양파 등 7종이다.

한화갤러리아의 100% 자회사 ㈜에프지코리아와 CJ프레시웨이가 계약을 맺은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CJ프레시웨이가 갖춘 국내외 농산물 유통 인프라와 콜드체인(Cold Chain) 물류 시스템 등이 파트너 계약에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CJ프레시웨이는 파이브가이즈가 요구하는 크기의 농산물을 확보해 맞춤형 식자재 라인업을 구성하며 전문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안정적인 배송 서비스 역량을 증명하기 위해 약 15일간의 발주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에프지코리아가 아웃소싱이 아닌 직접 원물을 확보하는 식재료는 감자튀김에 사용되는 감자다. 이를 위해 전남 보성과 강원지역 등 300여 곳의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기도 했다. 통상 감자튀김용 감자는 주로 미국의 '러셋감자'가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에프지코리아는 신선도 등을 위해 러셋감자와 동일한 품질과 맛을 갖춘 국산 감자를 활용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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